[올림픽 후유증] 밤잠 설치고 무기력증까지
기사입력 1996년 08월 06일 16시 04분
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올림픽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올림픽이 끝났는데도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다.
올림픽 기간 내내 밤을 새워가며 게임을 관전하던 사람들이 그동안 생체리듬이 바뀌어 밤이 돼도 잠이 오지 않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 올림픽 기간 내내 새벽까지 밤잠을 설쳐가며 게임관전을 즐겼다는 회사원 양모씨(28)는 올림픽이 끝나면 잠을 푹 자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정작 올림픽이 끝났는데도 잠을 못이뤄 고생하고 있다. 양씨는 "나처럼 사무실에서 아침부터 조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일손이 잡히지 않아 애먹는 사람도 많다.
모 자동차사 영업사원인 유모씨(27)는 "올림픽 기간중에는 밤에 게임관전을 하느라 낮 근무시간에 사실 영업활동보다는 사우나 등에 가서 낮잠을 자는 경우가 더 많았다"며 "올림픽이 끝나면 다시 심기일전해 일을 해보려 했지만 해가 떠있는 동안에는 무기력증에 더위까지 겹쳐선지 의욕이 안생긴다"고 고백 했다. 좀 심한 사람은 허탈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온 신경을 올림픽에 쏟아부었다가 게임이 끝나자 `허탈해지고 허무해지는' 증세다. 야팅족도 늘고 있다.
역시 `시차적응'이 안돼 잠을 못자고 컴퓨터 앞에 앉아 밤새 채팅을 하는 젊은이들이 나날이 늘고 있는 것. 심지어 올림픽 때문에 다투는 연인들도 나타나고 있다.
모 여대 2학년인 천모양(20)은 6일 남자친구와 대판 말다툼을 벌였다.
스포츠광인 남자친구가 올림픽 기간내내 만나기만 하면 시종일관 "이 종목은 어떻고 저 선수는 어떻다"는 등의 올림픽 화제만 올려 지겨웠는데 올림픽이 끝나서도 여전히 `올림픽 후일담'을 줄기차게 늘어놓더라는 것. 천양은 "좋은 말도 자꾸 들으면 짜증나는 법 아니냐"며 "이제 올림픽의 올자만 들어도 지겹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