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고품질 에이스 ♣
기사입력 1996년 08월 06일 16시 00분
## "몸값은 2등급 투구는 1등급" 해태 임창용(20)은 품질 좋은 `중저가 브랜드' 투수. 올연봉이 고작 2,000만원이다.
작년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해태에 입단할 때 받은 계약금도 3,000만원(연봉 1,2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캐치볼만 할 줄 알아도 억대를 받는 인플레시대인 만큼 돈으로만 치면 임창용은 투수도 아닌 것으로 오해받기 쉽다. 그러나 임창용은 선두 해태의 서열 5번째 에이스다.
5일 현재 임창용의 성적은 4승(3패).
팀이 거둔 51승의 10%도 되지 않지만 승리가 모두 선발 로테이션이 펑크났을 때 `땜질용'으로 나가 챙겼다는 점에서 8승이상의 효과를 안겨줬다. 등판경기수는 30경기로 팀내 1위다.
투수왕국 해태에서 임창용이 선발 중간 마무리 가리지 않고 한창 때 송유석처럼 `마당쇠' 역할을 떠맡은 것은 무엇보다 최고시속 145㎞의 빠른 공을 던지기 때문.
145㎞라면 조금 빠른 축에 들지만 임창용이 사이드암투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연 국내 으뜸이다. 임창용을 모르는 다른 구단관계자들이 투수분석표를 보고 "이거 잘못된 것 아냐" 하고 되묻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정도 투수라면 이미 입단 때부터 억대투수로 한바탕 소문이 났을 것이라는 지레짐작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선발 적응.
임창용이 워낙 잘 던져 선발로 세우면 어김없이 박살나기에 감독은 "쟤는 3회부터 선발"이라고 못박아놓았다. "아직은 선발로 나가면 부담스러워요."
`거품이 빠진 연봉'을 받는 임창용은 앞으로 3~4승쯤 더 올려 내년에는 연봉 좀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수줍은듯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