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金] 남아프리카공화국 '트그웨인'
기사입력 1996년 08월 05일 15시 41분
**자동차강도 부상딛고 일궈낸 인간승리 158㎝, 48㎏의 조시아 트그웨인(25). 그의 마라톤 제패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체의 경사였다.
탄광 광부인 트그웨인의 우승은 조국에 두가지 큰 의미를 부여했다.
첫째는 32년간의 제재조치가 풀려 지난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참가한 이후 남아공 국가가 처음 연주되는 영광을 조국에 바친 것.
또한 사고를 당한지 5개월만에 엮어낸 그의 마라톤 우승은 한편의 `인간 승리 드라마'였다.
트그웨인은 지난 3월 초 국내 마라톤 선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직후 자동차 강도를 당했다.
베다르 시티에서 크리엘로 운전을 해 가는 도중 평소에 안면이 있는 사람이 태워달라며 차를 세웠다.
무심코 차를 세운 순간 뒤쪽에서 승용차가 하나 다가왔고, 4명이 그에게 달려들어 자동차 키와 지갑을 요구했다.
트그웨인은 그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차를 몰고 달아났으나 괴한들은 총을 쏘며 그를 추격했다.
쫓기던 트구웨인은 턱에 총격을 당했고,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다 등에 심한 부상을 했다.
올림픽 개막때까지 회복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이 내려졌으나 그는 탄광 주인의 헌신적인 도움속에 남아공 최고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초인적인 치유력을 보였다.
결국 그는 올림픽 직전에 미국 주의 고지 알바커키에서 열린 팀 전지훈련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우승을 점치지 않는 가운데 트그웨인은 초반부터 한국의 이봉주, 의 와이나이나 등과 선두 그룹을 유지하다가 막판 스퍼트에서 이봉주를 따돌렸다.
부인과 네 딸을 거느린 가장인 트그웨인은 "올림픽 우승의 기쁜 소식을 가장 먼저 가족및 만델라 대통령에게 전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열심히 훈련할 수 있도록 도와준 탄광 주인에게도 감사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흑백 인종 차별을 딛고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킨 조국에 금메달을 바친 것에 감격해 했다.
기자 회견장을 떠나면서 그는 말했다.
"남아공이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됐고, 국민들이 어떤 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릅니다."
주전에도 끼지 못하는 축구 선수에서 동료의 우연한 권유로 마라톤에 뛰어든 트그웨인의 우승은 남아공에 내려진 축복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