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라톤] '바람처럼 달려라' ♣
기사입력 1996년 08월 03일 14시 41분
## 컨디션 최고조 이봉주에 특명 @@ 난적 스페인 피츠 막판스퍼트 불허 `금메달 작전 완성.' `늦어도 38㎞지점인 마거릿 미첼 생가앞에 이르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라'는 한국 마라톤의 올림픽 2연패를 향한 시나리오가 완료됐다. 정봉수 감독은 3일 오전(한국시간) 선수촌내 트랙에서 가진 최종훈련 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피날레 금메달 사냥을 위한 각본을 마무리했다. 정 감독은 "현재 3선수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는 이봉주"라면서 "그를 가장 먼저 결승선에 골인시키기 위한 금메달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봉주는 이날 가진 1,000m 기록 측정에서 2분30초(100m 평균 15초)를 마크, 지금까지 어느 대회때보다도 컨디션이 좋은 상태다. 정 감독은 "역시 최대의 난적은 마틴 피츠(23.스페인.2시간8분25초)와 디오니시오 세론(31.멕시코.2시간8분30초) 등"이라면서 "이들을 잡기 위해선 적극적인 레이스 를 펼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감독이 마련한 금메달 시나리오는 일단 반환점을 돌아 28㎞ 지점인 엘톤존스 콘도까지는 선두그룹을 형성해 함께 달리다가 여기에서 1차 스퍼트를 시도, 피츠와 세론의 페이스를 흐트린다는 것. 정감독이 이 지점을 1차 스퍼트로 정한 것은 이곳이 이봉주가 특히 강한 완만한 내리막길이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에서 피츠와 세론이 따라 붙으면 약 80% 정도의 능력으로 이후 8㎞를 이들과 함께 달리면서 독주채비를 챙기고 36㎞지점인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의 작가 마거릿 미첼 생가에 이르면 본격적인 승부수를 던진다는 계획이다. 정 감독은 "1만 전문선수였던 피츠나 세론에 비해 마지막 스피드가 떨어지는 이봉주가 먼저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다"며 "최소한 6㎞를 남겨놓고 바람같이 사라지지 않으면 막판 스퍼트에 강한 피츠의 추월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지난 3월 동아마라톤서 38㎞지점에서 스퍼트, 피츠에게 500m 이상을 앞서다 막판 추월을 허용해 1초차로 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