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포츠미학 화제]
기사입력 1996년 08월 03일 13시 59분
## 미의 개념 바뀐다## 김경욱 - 만점짜리 미소 인기 "모나리자에게는 미소만 있지만 김경욱의 미소에는 석가모니의 정감이 있다." 이 열기를 더해 가면서 `스포츠미학'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TV를 통해 밤새 중계되는 올림픽경기를 시청하면서 자연스레 출전선수의 경기외적인 모습과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여자양궁 금메달리스트인 김경욱 선수의 미소가 대표적인 예.
김 선수가 확률이 1만분의 1에 불과한 표적지 정중앙 카메라렌즈를 2차례나 명중시켜 박살낸 뒤 지은 미소가 모나리자를 압도하면서 뭇남성들의 심금을 울린 게 그것.
글래머인 김 선수와 함께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인 길영아 선수 역시 화제가 되고 있기는 마찬가지.
## 길영아 - 통통한 건강미 과시 길 선수는 1m63, 60㎏으로 통통한 몸매이지만 귀여운 얼굴에 다부진 눈매로 뭇남성들의 시선을 집중시켜 `다이어트노이로제'에 시달리는 많은 비만여성들의 갈채를 받고 있다. 너무 살이 쪄 고민이었다는 유진선양(20.H대 2년)은 "길영아선수가 통통한 건강미를 과시하며 금메달을 차지하는 것을 보고 희망을 갖게 됐다"면서 "날씬한 게 여성미의 기본이라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불식시키는데 길 선수가 많은 역할을 했다"고 좋아했다.## - 가꾸지 않은 자연미 동양적인 마스크에 쪽찐 머리로 세계만방에 한국미인의 진면모를 떨친 배드민턴의 선수 역시 여성들의 패션마인드를 바꿔놓고 있다. 서양 여배우를 방불케 하는 성형수술이나 푸른 콘텍트렌즈, 요란한 머리염색이 유행이었으나 요즘들어 자연미나 전통미를 추구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고 있는 것.
## - 귀공자 이미지 대변혁 유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이땅의 `마마보이'나 `쿠키맨'들에게 경종을 울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깨끗한 용모에 대부분의 경기를 한판으로 장식하면서 금메달을 획득, 전통의 남성미를 과시하자 부드럽고 우유부단한 남자에 대한 미적 기준에 일대 변혁이 예고되고 있는 것.
배드민턴의 김동문 선수 역시 길영아 선수의 실책을 감싸주면서 호쾌한 경기를 펼쳐 `보호받기' 본능에 목말라 있던 여성들에게 한줄기 단비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건강미나 심리적 요인 이외에 스포츠에 대한 해박한 이해 역시 올림픽 미학으로서 미의 척도로 간주되고 있는 게 사실.
특히 그동안 비인기종목으로 치부된 상황에서도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유도나 양궁, 배드민턴, 핸드볼, 레슬링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무식한 사람'으로 치부되고 있기까지 하다.
이호성군(22.D대 3년)은 "요즘엔 미팅에 나가서 전날 벌어진 올림픽 경기의 내용을 모르고는 구세대 취급을 받는다"면서 "올림픽 덕분에 스포츠에 대한 많은 지식을 얻게 됐다"고 했다. < 김호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