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운] 한국축구 자존심 대명사 ♣
기사입력 1996년 08월 01일 15시 33분
**고삐풀린 말처럼 부상딛고 '훨훨' `역시 국제용.' 천안 일화의 `적토마' (30)이 부상을 딛고 한국축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지난달 31일 창원에서 벌어진 제2회 아시안 슈퍼컵 천안 일화와 일본 J리그 벨마레 히리쓰카의 1차전은 을 위한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적진을 헤집고 다니는 의 파워넘치는 돌파와 예측불허의 벼락 슈팅에 벨마레 수비진은 그저 구경하기에 바 다. 킥오프 전까지만해도 은 경기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다.
지난달 4일 포항과의 경기서 어깨가 빠지는 부상을 하는 바람에 한달여간 쉰데다 2002년 월드컵 공동 유치 후 처음 벌이는 한-일간의 대결이라 어깨가 그만큼 무거웠던 것. 거기다 지난해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와 올 5월 아프로-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를 동시 석권한 일화로서는 이날 슈퍼컵 1차 홈경기에서 확실한 점수차를 벌려놓아야만 오는 7일 일본 벨마레 구장에서 벌어진 2차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됐을때 의 고삐는 풀려있었다.
국내 프로경기 때와는 달리 벨마레 수비진은 의외로 에 대한 마크를 헐겁게 했고 다시 그의 고삐를 틀어쥐려고 할 때는 벌써 승부가 갈린 뒤였다. 일화의 정규리그 3연패 주역이었던 은 올 전기리그서 팀이 꼴찌 수모를 당하는 처참한 광경을 벤치서 지켜보느라 마음고생이 심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후반기부터는 국가대표팀의 빡빡한 해외원정 일정으로 팀에 봉사할 시간도 거의 없는 형편이다. "마지막 봉사 기회라 생각하고 팀의 아시아 클럽축구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의 말에 결연함이 배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