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수첩] 스폰서 대기업들 돈쓰고 '울상'
기사입력 1996년 07월 31일 16시 18분
이번 올림픽에서 관중은 없지만 치열한 경기를 벌이고 있는 그룹이 있다.
거액을 투자해가며 광고전쟁을 벌이고 있는 대규모 기업이 그들이다. 그러나 올림픽이 중반을 지나면서 스폰서들은 하나같이 울상이다.
애틀랜타에 본부가 있는 코카 콜라, 컴퓨터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던 , 자동차 업계를 장악하려던 제너럴 모터스, 그리고 장거리 전화계의 최고수임을 세계시장에 뽐내려던 AT&T 등이 대표적인 스폰서들.
이들 외에도 크고 작은 스폰서들, 그리고 비 스폰서들은 광고와 판촉 판공비 등으로 40억달러(한화 3천2백억원)를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사건후 문이 굳게 닫힌 올림픽 센테니얼공원에만 스폰서들은 1억달러를 투자했다.
가장 타격을 많이 입은 은 시작부터 늑장 자료입력으로 `경기종료와 동시 자료입력'이라는 대대적인 광고내용을 스스로 빼버리는 수모를 자초했다.
3억5천만달러를 투자한 코카 콜라는 지나친 상업성을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기업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밤마다 무료공연으로 기세를 올리던 AT&T는 폭발사건으로 죄인이 됐으며, 레이 찰스와 산타나 등의 공연을 취소해야할 입장이다.
또한 3천~4천명씩의 고급손님들을 올림픽 현장으로 초청해 각종 파티를 열려던 UPS AT&T 사들은 파티를 취소하거나 호텔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번 올림픽 광고시장에서의 잇단 참패는 98년 나고야 동계올림픽이나 2000년 올림픽은 물론 굵직 굵직한 국제행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번 올림픽으로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만 앞세워 특수를 이용하겠다는 전략이 완전히 실패로 판정이 났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폭탄 테러의 협박이 들어오고, 애틀랜타 올림픽의 엉망진행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들 기업들은 그나마 현상태로라도 올림픽이 끝나 주기만을 기원하고 있다.
역시 `스포츠 제전'은 스포츠만으로만 이루어져야 하는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