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상복터진 김광림의 '새옹지마' ♣
기사입력 1996년 07월 31일 15시 41분
`인간만사 새옹지마.'
쌍방울 최고참 김광림(35)에게는 절절히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최근 2년새 주체할 수 없는 상복.
작년 프로 11년만에 첫 타이틀인 타격왕(타율 3할3푼7리)을 신호탄으로 김광림의 살맛나는 `늦깎이 야구인생'은 펼쳐졌다.
그해 11월 제2회 한-일 슈퍼게임에서는 예상을 뒤엎고 한국쪽 MVP에 등극했다.
6차전을 통틀어 16타수 9안타 4타점의 맹활약으로 한국기자단 투표 27표 가운데 25표를 휩쓴 완벽한 MVP였다.
김광림의 상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해를 넘겨 이번엔 첫 미스터 올스타에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지난 23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김광림은 선제 결승타가 된 1회초 선두타자 홈런에 3회 연속도루를 곁들여 올스타 MVP에 당당히 선정됐다.
지난 30일 전주 한화전서 5회말 홈을 밟은 김광림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이 출범 14년만에 통산 5만득점의 주인공이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아예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인생행로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지난 94년 OB에서 쌍방울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첫해 타율 2할4푼.
야구선수로서 환갑에 가까운 나이 하나만으로도 김광림을 트레이드한 OB의 선택은 적절했다는 쪽이었다.
그러나 올해 꼴찌에 머물고 있는 OB관계자들은 김광림의 유난한 상복에 그저 쓴 입맛을 다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