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애욕의 소용돌이 (49) ♣

기사입력 1996년 07월 31일 14시 50분


묵양대인도 고개를 돌렸다.

"누구냐?"

문이 열리며 들어 오는 건 총관 청죽생이었다.

"모용소저께서 황금사원의 여주인을 미끼로 봉황곡의 기선을 제압하신 건 경하 드릴 일입니다."

모용추는 아찔한 미소를 흘렸다.

"당신은 듣지도 않고,보지도 않았으면서 잘도 아시는 군요."

다소 비꼬는 투였지만 개의치 않는 청죽생.

"내게도 눈이 있고 귀가 있습니다."

일심부주 묵양대인은 자리를 권했다.

"총관의 견해를 듣고 싶네."

"모용소저께서는 무예에 못지 않은 지혜를 겸비하고 계시니 오직 따를 뿐이옵니다."

모용추는 청죽생을 마주보며 생글거렸다.

"고맙군요."

묵양대인의 눈꼬리가 치켜져 올라갔다.

"내가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건 은자 4호에 대한 사매의 행동이요. 어째서 중무련에 그녀를…."

"노출 시켰느냐 하는 것 말인가요?"

묵양대인은 냉정함을 상실하고 있었다,

"사매의 의도를 짐작할 수 없소."

모용추는 전혀 거리낌 없이 말했다.

"벽천무상검 남궁도는 혈마사주와 함께 들이 닥쳤어요. 결코 공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나란히 출현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에요. 이런 정보를 은자 4호 석부용이 알려 오지 않았다는 건 그녀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는 걸

뜻하기도 하고요. 난 남궁도와 마주하는 순간 그가 우리에게 적의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설명하는 모용추를 응시하는 묵양대인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모용추의 추측은 계속된다.

"중무련의 석부용은 신분이 발각 당하여 매우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으리라 믿어지며》. 어쩌면 목숨을 잃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중무련 맹주의 후광을 받고 있는 그녀이니 장담할 수는 없지요. 아직까지 생명을 보존하고 있을 수도." 청죽생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은자 4호는 중임을 수행중에 있었는 데…. 일심부로서는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모용추는 콧방귀를 날렸다.

"그녀는 본래 색기가 대단하여 자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실수는 바로 거기서 비롯됐을 겁니다. 우리가 선수를 치지 않으면 중무련의 의심이 깊어 집니다. 그래서 남궁도에게 그녀의 신분을 발설한 겁니다. 짐작대로 남궁도는 놀라지 않았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다는 뜻이지요." 묵양대인이 신음을 삼켰다.

"만일 은자 4호가 고문을 당하여 끝내 폭로한다면 어쩌겠소?"

모용추는 서늘한 시선을 총관 청죽생에게 고정시켰다. 놀라운 음성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