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베일리·존슨 - 누가 더 빠를까
기사입력 1996년 07월 30일 16시 00분
## 존슨 최고기록 절반으로 나누면 베일리 세계신보다 0.01초 빨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100m 우승자인 도노반 베일리(28.캐나다)가 아니라 2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마이클 존슨(29.미국)이다." 지난 28일(한국시간) 세계신기록으로 우승을 거머쥔 베일리가 채 마르지 않은 감동에 취하고 있는 사이 이 `총알탄 사나이'의 `스피드 세계평정'에 흥미로운 반론이 제기됐다.
육상잡지 `트랙 앤 필드'지의 편집장 시에그 린드스트롬씨는 29일 "이론상 아무리 따져봐도 존슨을 제쳐두고 베일리가 당대 지구촌의 최고 준족으로 평가받기는 문제점이 많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베일리의 100m 기록은 9초84. 비교 대상인 존슨의 200m 기록은 19초66.
베일리가 똑같은 기록으로 200m를 주파한다고 가정할 경우 기록은 19초68. 존슨보다 0.02초 뒤진다.
거꾸로 존슨이 자신의 200m 기록을 절반으로 나누었을 경우엔 9초83. 베일리보다 0.01초 앞선 기록이 나온다.
더구나 존슨은 200m 세계기록 작성 당시 초반 100m를 10초31로 끊었지만 후반 100m에선 베일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9초35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주파했다.
결국 이리저리 살펴봐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베일리가 아니라 존슨이라는 것이다.
이 가설은 일견 그럴듯하게 보인다.
그러나 두 선수간의 상관관계를 이렇듯 객관적 수치놀음으로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논리적 오류가 없는듯 보이는 이 미궁(迷宮)은 `스타트'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베일리의 스타트후 10m까지 기록은 1.9초. 이후 10~20m는 1.2초.
그러나 본격적인 스트라이드로 활주하는 30~40m엔 0.8초, 그리고 40~50m엔 불과 0.7초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마지막 스퍼트 지점인 90~100m 사이엔 0.84초. 즉 스타트만 잘 극복한다면 나머지 레이스에선 가속이 붙어 승부를 쉽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인 존슨도 초반 100m의 부진을 후반으로 갈수록 점차 더해가는 가속으로 상쇄하고 있다.
100m에서 초반 10m는 다른 곳의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결국 스타트에 제약이 많은 베일리도 최고 스피드에선 존슨에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스타트의 중요성을 반증하고 있다.
< 애틀랜타=올림픽 합동취재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