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음악회] 밤바다에 울려퍼진 음악의 향연
기사입력 1996년 07월 30일 15시 34분
## 야외공연 3,000여 관객 합창 "여기가 에서 제일 넓은 땅인가요?" `광장'이란 말을 붙이기도 낯간지러운 도동항 앞의 공터는 주민수의 40나 되는 3천명의 관중이 들어서자 발디딜데 없이 꽉 차 왔다. 27일 오후 8시부터 열린 TV `청소년 음악회'는 화산재가 굳어지며 `국토의 막내' 가 바다 가운데 모습을 드러낸지 2천5백만년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음악회. "공연 얘기는 몇차례나 전에도 있었지예." 많이도 속았다는듯한 주민들의 말에 `외지 사람'들에 대한 설움이 느껴진다. "사북-고한이 아무리 멀고 험하대도 마음만 먹으면 갈수 있지만 는 하늘이 돕질 않으면 안된다"라며 "천우(天祐)론'을 펴던 황용우PD는 공연 3시간전까지 애를 태워야 했다. 섬에 들어와 있는 출연자는 한명뿐. 강릉쪽의 일기가 고르지 못해 출연자 들의 도착이 불투명해져 `청소년 음악회'를 ` 스페셜'로 꾸밀 궁리까지 했다는 것. 다행히 오후부터 날씨가 개 가 무사히 헬리콥터로 `공수'됐다. "건모 얼굴이 그렇게 반가운 적도 없었지요." 이예린과 김혜연, 소프라노 김인혜 교수의 노래가 시작되고서야 주민들의 얼굴엔 "아, 정말 공연을 하는구나"라는 감동이 스친다. "감사합니다. 정말 이런 행사가 가능할줄 몰랐습니다." 정종태 수의 감격은 곧 주민들의 감격. `명예 군수' 정광태가 `는 우리땅'을 부르기 시작하자 "형님 오셨습니까"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린다. 정광태에게 는 독도 의용수비대 출신 할아버지의 `빨리 우리 집에 가서 밥먹자'는 재촉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곳. 제작진이 나눠준 3천개의 태극기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와 가 흥을 한껏 돋운 뒤 온주민이 함께 부르는 `등대지기'에 이어 의 `악몽'으로 `청소년 음악회'는 막을 내렸다. "담에 또 올거지예." 아쉬움이 남은 주민들은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수평선 끝에서 환한 빛을 뿜어내는 오징어잡이배를 바라보며 공연장 주변에 자리를 깔고 소주 한잔으로 뒤풀이를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