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올림픽 金갈증…직장마다 휴가신청 봇물
기사입력 1996년 07월 29일 17시 51분
**"재미없다 피서가자" 심리확산 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팀의 부진이 직장인들 사이에 `휴가쟁탈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메달 갈증이 6일째 계속되고 있는데다 장마와 집중호우가 물러가고 찜통더위가 이어지자 직장마다 휴가신청이 쇄도,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세대 직장인들 가운데는 휴가 순번을 차지하려고 서로 제비뽑기를 하거나 동료들에게 `뇌물성' 제안까지 해가면서 휴가일정을 바꾸는 경우도 적지 않다.
**"종반전 金사냥 보기위한 속셈"일부 못마땅 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팀의 부진이 직장인들 사이에 `휴가쟁탈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메달 갈증이 6일째 계속되고 있는데다 장마와 집중호우가 물러가고 찜통더위가 이어지자 직장마다 휴가신청이 쇄도,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세대 직장인들 가운데는 휴가 순번을 차지하려고 서로 제비뽑기를 하거나 동료들에게 `뇌물성' 제안까지 해가면서 휴가일정을 바꾸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새로나 백화점 최재성 판촉과장(32)은 "올림픽 열기가 잠시 주춤한 틈을 타 동료들 사이에 휴가전쟁이 치열하다"면서 "올림픽 종반전이 되기 전에 휴가를 다녀오겠다는 직원이 우리과의 절반이 넘는 6명이나 돼 제비뽑기로 3명을 가렸다"고 말했다.
지난주말 어렵사리 4일짜리 단기휴가를 받아낸 회사원 박원규씨(27)는 동료에게 `뇌물'을 제공해 휴가일정을 바꾼 경우.
박씨는 "한국팀이 의외로 부진해 아예 종반전을 지켜볼 생각으로 휴가를 바꿨다"면서 "휴가신청자가 너무 많아 동료에게 무려 3건의 소개팅을 알선해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한뒤 겨우 순번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특히 기대를 모았던 한국축구팀이 8강진출에 실패한 직후 휴가신청이 쏟아져 `맨입'으로는 휴가를 바꿀 수 없게 됐다"며 "동료들 가운데는 야근을 대신 서주거나 술을 사겠다는 약속을 하고 휴가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휴가를 즐긴뒤 한국팀의 본격적인 금메달 사냥때 귀사, 근무시간에 중요경기를 시청하겠다는 얄팍한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
또 새벽에 빅게임이 벌어질 경우 밤낮을 바꿔 점심식사후 사우나에 가는 등 하루 일과를 `어영부영' 때우려는 심사라는 점에서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이벤트업체인 (주)스포츠코리아의 이정희사장(40)은 "특히 신세대들 가운데 올림픽 종반전을 휴가기간과 겹치지 않게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스포츠에 대한 열정은 이해하지만 업무능률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결코 환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김진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