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정수근]“내가 살아야 팀이 산다”
기사입력 1996년 07월 26일 16시 44분
## 톱타자 출루율 꼴찌…후반기 달라진 모습 보라 `수비와 발은 A학점, 방망이는 F학점.' 전반기 성적표를 받아든 OB (19)은 답답하기만 하다.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꼭꼭 숨고 싶은 심정이다.
처음엔 기분좋게 출발한 96시즌이었다.
중견수 장원진이 공익근무요원으로 빠지는 바람에 생긴 빈 자리를 헤집고 들어가 프로 2년만에 일약 주전자리를 꿰찼다.
미국과 일본 전지훈련에서도 공을 톡톡 맞혀대는 재주와 주루플레이가 돋보여 톱타자로 낙점한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한몸에 모았었다.
올시즌 전반기 79게임에 모두 출전했지만 타율 2할2푼3리(301타수 67안타)에 21타점으로 결과는 `실패작'.
빠른 발을 이용한 중견수로서의 수비능력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공격력이 문제였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출루율.
톱타자는 안타건 4사구건 무조건 살아나가 공격의 `첨병' 노릇을 하는 게 주요임무다.
은 8개팀 톱타자 가운데 가장 낮은 2할9푼6리의 출루율을 기록, 1번으론 낙제점을 받았다.
OB가 전반기 내내 득점력 빈곤에 허덕인 이유중 하나이기도 하다.
`책임을 통감한' 은 4일간의 올스타 휴식기를 재충전의 기회로 삼았다.
지난 23일과 24일 이천 잠실로 이어진 팀훈련에서는 무뎌진 방망이를 다듬는데만 온 정성을 쏟았다.
전반기 막판부터 그를 괴롭히던 왼쪽 엄지손가락 부상도 거의 완쾌된 상태.
"매게임 나갈 수 있다는 게 좋긴 하지만 감독님의 기대에 못미쳐 죄송할 따름이죠. 후반기에는 정말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2군에 안 내려가는 것'을 야구인생 목표중 하나로 삼고 있는 은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 김상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