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북한여자팀 10대파워 무섭다 ♣
기사입력 1996년 07월 25일 15시 41분
## 김현희-김향미 등 ‘미완의 대기’ 3년만에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오랜 공백 때문인지 지금까지 역도 김명남이 은메달 하나를 따냈을 뿐 맥을 못추고 있다. 이 와중에서도 여자탁구만은 그렇지가 않다. 세대교체에 성공, 이번 대회의 `다크호스'로 등장한 것. 공백기간 동안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인 이분희와 유순복을 은퇴시킨 북한은 대신 김현희 김향미 두정실 손미숙 등 10대 유망주들을 발굴했다. 국제대회라곤 처음 나온 이들은 이번 올림픽 탁구 여자단식 1회전부터 세계랭킹 30위권의 선수들을 모두 침몰시키며 각국 선수단의 `요주의 인물'로 등장했다. 지난 23일 여자복식에서 김향미-손미숙組가 대만의 강호 첸시우탄-첸칭組에 2대1로 역전승을 거둘때까지만 해도 `있을 수 있는 일'로만 여겼던 한국 탁구인들도 24일 열린 1회전을 보고는 입이 닳도록 칭찬이다. 유일하게 국제무대 출전이 두번째인 김현희는 지난 93년 글로벌대회 주니어부에서 한국의 류지혜에게 0대4로 완패했던 기억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기량이 급상승했다. `최고의 수비수'인 이근상과 맞대결 연습까지 했다는 왼손 세이크 핸더 김현희는 이분희의 스타일을 빼어 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빠른 속공이 최대 강점. 1회전에서 세계랭킹 32위의 티미나 엘레나(러시아)도 16세인 김현희의 속공을 막지 못해 탈락할 수 밖에 없었다. 김현희보다는 한수 아래로 평가되고 있지만 김향미와 두정실도 파워가 약한 대신 착실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각각 세계 34위인 슈징(대만)과 37위인 스벤손(스웨덴)을 제압했다. 북한 탁구선수들의 공통점은 공격이 대담하고 찬스라고 생각되면 과감한 공격으로 승부를 펼친다는 것. 한국의 관계자들은 "북한선수들이 당장은 좋은 성적을 얻기가 어려울지 몰라도 몇년후면 세계적인 선수로 자랄 것이 틀림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