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작가 임사라] 추리소설 '샤넬넘버5' 펴내
기사입력 1996년 07월 24일 15시 29분
## 빗나간 사랑이 낳은 파멸
-무섭게 장대비가 쏟아지는 어둠. 그속에서 누군가가 라디오를 틀고 있었다.
빈스 길의 컨트리 뮤직이 흐르고 있었다.
`남부의 작은 도시,눈없는 도시의 겨울을 기억하는가/너와 내가 끝없는 바람 속을
달렸던 고독한 겨울을….'
대형트럭 속에서 운전자는 신경질적으로 라디오를 껐다. 별안간 마주쳐 오는 차는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캐므리였다.
트럭운전자는 있는 힘을 달려 액셀러레이터를 광적으로 밟았다. `너는 죽어야
한다. 너같은 인간은 죽어야 한다.'. 미 매사추세츠주의 중소도시 우스터.
플레전트가 16번 도로. 죽은 운전자는 한국인 윤세형.-
재미 작가 임사라의 추리소설 `샤넬 넘버 5'(해난터 간).
동성과 이성간의 사랑이 빚는 불협화음을 다뤘다.
"동성이냐,이성이냐는 중요치 않다. 사랑이 문제다. 사랑은 사람을 부활시키기도뤘
하고 파멸시키기도 한다. 인간의 본성에 접근하고자 했다."
얼마후 플레전트가 16번 도로. 그곳에서 또 애란의 사체가 발견됐다. 윤세형의
사체가 발견된 곳에서 불과 10m 미만의 거리.
한국계 형사 쏘비는 레즈비언 술집-`스핑크스 바'를 덮친다.
`샤넬 넘버 5'에는 미모의 여대생 민초. 그의 애인 지노. 민초의 오빠 민재.
민재가 짝사랑하는 여인 쎄실. 민재를 지긋지긋하게 사랑하는 애란 등이
등장,실타래 같은 인연의 고리를 만든다.
형사 쏘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범인을 지목한다. 단서는 피살된 애란의 차에서
발견된 샤넬 넘버5 향수.
민초는 쎄실의 레즈비언 파트너. 지노와 결혼하려는 민초. 쎄실은 파트너를 빼앗기
길 거부한다.
결국 민초는 쎄실을 살해하고.
`샤넬 넘버 5'는 책장을 다 넘길때까지 범인을 알 수 없는 추리소설의 전형.
"한 여자의 사랑과 미움도 결국 생의 한 단면이다. 극단적인 가치관의 혼란과 변조
를 겪고 있는 시대배경은 첨가물에 불과하다."
임사라. 서울 태생. 졸업. 장편추리소설 `사랑할 때와 죽을 때'로
김래성문학상 수상. 장편소설로 `얼음덫'`나의 프리마돈나' 등 다수.
< 서병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