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성의 일본야구]
기사입력 1996년 07월 24일 14시 50분
**이치로 투수기용 '팬서비스' 한국 도 지난 23일 `꿈의 구연' 올스타전을 치렀다.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먼저 지난 20일부터 양리그의 톱스타 60명이 모여 올스타전 3경기를 치렀다.
그런데 지난 21일 돔 2차전에서 타격천재 오릭스 이치로의 투수 기용이 핫이슈가 되고 있다.
7-3으로 앞선 9회초 2사후 퍼시픽리그 오기 감독(오릭스)이 우익수였던 이치로를 마운드로 불렀고, 타자는 의 마쓰이.
센트럴리그 노무라 감독(야쿠르트)은 대타로 야쿠르트의 마무리 투수 다카쓰를 내세웠다.
타자가 투수로 나섰으니 투수가 타자로서 맞대결해야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22일 3차전 전야제 석상에서 노무라 감독이 센트럴리그 가와지마 회장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올스타전 출전 21회의 최다기록 보유자로 올스타전 출전이야말로 선수에게 `최고의 명예'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노무라 감독은 이치로의 투수 기용이 올스타전의 권위와 존엄을 손상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정도(正道)의 야구라는 이상과 관중의 흥미라는 현실간의 괴리이기도 하지만 양리그의 감정싸움이기도 하다.
역사가 오래된 센트럴리그는 교징(거인)과 한신이라는 인기팀을 가지고 있는 데다 지명타자제 없이 투수가 타격을 하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퍼시픽리그는 실력있는 선수가 많지만 상대적으로 인기와 비중이 적어 최고인기선수 이치로가 리그의 명맥을 잇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센트럴리그 감독들은 "이치로를 시즌 중에도 투수로 기용해야지"라며 빈정대지만 오기 감독은 고교시절 투수였던 이치로가 투수로서의 자질도 충분하고 무엇보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환영해야할 일이라고 맞선다.
한국에서도 해태 (서군)이 마운드에 서고, OB (동군)이 타석에 서면 어떨까.
전 인의 축제인 올스타전의 권위가 먼저일까, 팬들이 재미있어할 이벤트가 우선시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