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장하다 아들아!드디어 해냈구나'
기사입력 1996년 07월 22일 13시 57분
**승리순간 서로 부둥켜 안고 환호의 도가니 "권호야, 장하다…." 한국의 `작은 탱크' (24.주택공사)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순간, 새벽잠을 설치며 이를 지켜본 가족과 친지들은 벅찬 감격에 눈물바다를 이뤘다.
아버지 귀남씨(56)와 어머니 이화순씨(48)를 비롯한 가족과 친지 30여명은 서로 부둥켜 안고 벅찬 감격을 만끽했으며 목이 터져라 `권호'를 외쳤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의 20평 남짓한 제일식당은 이들이 내뿜는 감격과 환호의 도가니였으며 빗발치는 축하전화가 금메달을 실감케 했다.
이 식당은 큰아버지인 기원씨(63)가 경영하는 것으로 40m 쯤 떨어진 수진슈퍼내 집은 많은 방문객들을 맞기에는 좁아 지난밤 아예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10일부터 매일 새벽 근처에 있는 법륜사를 찾아 불공을 들여온 어머니 이씨는 "장하다, 내 아들"을 되뇌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어쩌다 집에 와서도 체중이 불어난다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어미 가슴 아프게 그런 운동은 왜 하느냐고 했었는데…."
지난 10일 으로 배웅나갔을 때 "체중조절을 잘해서 첫경기만 이기면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라고 어미 속도 모르고 체중조절 이야기를 하더니 "끝날 때까지 전화를 하지 못하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도리어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서울 남대문시장 관리회사인 자유공사 기계실에서 근무하는 아버지 심씨는 친척과 이웃들의 계속되는 축하에 "내 아들 권호야, 내 아들 권호야"를 연발하며 "이제 착한 며느리 얻는 것만 남았다"고 좋아했다.
밤새 육개장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금메달을 기원한 주민과 친지들 역시 "권호의 금메달은 동네의 전체의 영광"이라면서 "권호는 합숙훈련이 없는 토요일이면 집으로 찾아와 밤늦게까지 함께 슈퍼일을 돕다가 물건들을 모두 안에 들여놓고 잠자리에 드는 효자"라는 등 이야기꽃을 피웠다.
큰아버지인 기원씨는 "조카가 금메달을 따냈으니 큼직한 소를 한마리 잡아 동네잔치를 열 참"이라면서 "권호가 돌아오면 좋아하는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듬뿍 안겨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김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