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교실](76)명예(Honour)는 스스로 지켜라
기사입력 1996년 07월 19일 16시 35분
첫홀에서 `젓가락'을 잘 뽑은 덕분에 오너(먼저 치는 권리)를 얻은 K씨는 이후 `상습적인 3퍼트'로 계속 `뒷전'에 밀려나있다가 10번홀에서 드디어 롱퍼팅에 성공, 파를 잡았다.
의기양양해진 K씨는 자신이 그 홀의 승자임을 확인하고 "나는 역시 인코스 체질이야"라며 다음홀로 여유있게 걸어 갔는데 웬걸, 그곳에는 앞홀에서 `보기 OK'를 받고 홀아웃했던 동료 A씨가 티샷을 하고있는게 아닌가.
"엇-, 내가 오넌데…."
그러나 공은 이미 빨랫줄을 그으면서 날아가버렸고 K씨의 씩씩거림에 뒤늦게 상황을 안 A씨는 멋쩍은 표정으로 "아, 그 롱퍼팅이 들어갔어? 난 또 안들어갈 줄 알고 그만…"하고 미안해했다.
어떻게 될까.
골프규칙(10조2c)에는 `타순을 잘못했어도 벌은 없다. 이미 날아간 공은 있는 그대로 세컨샷을 해야한다'고만 돼있다.
K씨는 속이 끓어올랐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같은 장면은 누구의 잘못이라고 따지기에 앞서 `매너'의 문제다. 이후 K씨에게 두번다시 오너의 기회가 오지않은 것은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 조항에 관한 벌칙은 공식대회때 뿐이다.
`컴퍼티션에서 어느 특정인을 봐주기 위해 동료 플레이어들이 고의적으로 타순을 바꿨을 때 경기위원회는 이들을 전원 실격처리할 수 있다'고 돼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