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정회열]마지막 찬스 ♣
기사입력 1996년 07월 19일 15시 28분
기회는 한여름 소나기처럼 우연히 찾아왔다. 해태 포수 정회열(29)이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김무종 장채근(해태코치)에 이어 해태 3대포수로 인정을 받았던 정회열은 2인자로 전락한지 오래.
말이 좋아 최해식에 이은 2인자이지 사실은 있으나마나한 신세였다.
93년 당시 주전포수 장채근을 쌍방울 최해식과 맞트레이드할 때만 해도 정회열이 있어 괜찮다는 판단이 나올 만큼 믿음을 받았던 정회열이 이지경이 된 것은 군문제로 방황하는 동안 어깨가 약해졌다는 코칭스태프의 불신 때문.
게다가 비상용 포수로 데려온 최해식이 최고의 도루저지율을 보이며 `총알 어깨'를 뽐내자 정회열의 자리는 어느새 없어지고 말았다.
정회열이 올들어 54게임밖에 나가지 못한 것은 요즘 처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
그러던 17일 부산 롯데전.
6회말 무사 1루에서 의 폭투를 3루 덕아웃 쪽으로 빠뜨린 최해식이 1루주자 의 3루 진루를 막기 위해 공을 황급히 잡다가 인조잔디에 두 발을 모두 삐는 `사고'가 났다.
포지션 경쟁을 하는 정회열로서는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
정회열은 남은 이닝을 지킨 뒤 18일 마산 롯데전에서 선발포수로 나섰다.
그리고는 4회초 1사 1,2루에서 깨끗한 좌전적시타로 선제타점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타력이 약한 최해식과의 차별화를 뚜렷하게 보여준 셈이다.
또 2-1로 쫓긴 5회 1,2루에서는 롯데 대타 이 삼진을 당하는 순간 김민재의 3루도루를 잡아 실점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횝니다."
정회열의 각오는 다부지기만 하다.
< 부산=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