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명] 태극 골문 '접근 금지' ♣

기사입력 1996년 07월 17일 18시 07분


**1m94 큰키 공중볼 처리 일품 "명성보다 실력" 올림픽축구대표팀의 철벽 수문장 서동명(22)이 세계적인 GK 캄포스(29.멕시코)와 파그리우카(30.이탈리아)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과 올림픽 C조예선서 숙명의 대결을 벌일 멕시코, (한국시간 24일 오전 9시) 이탈리아(26일 오전 10시)가 와일드카드로 이들을 긴급수혈함에 따라 맞대결에 나서는 서의 각오가 사뭇 비장하기만 하다. "그라운드서 쓰러진다는 각오로 이곳에 왔습니다!"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삼손 패션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그의 진가는 수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여실히 증명됐다. 지난 3월 콸라룸푸르서 열린 아시아지역최종예선서 아시아 정상탈환때도 그의 `매운 손맛'이 바탕색을 이뤘다. 사실 GK란 고달프기 그지없는 포지션. 한순간 방심이면 어렵사리 쌓아올린 공든탑도 쉽게 허물어진다. 94년 월드컵 당시 지역예선에서 그물손을 자랑하며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던 GK 최인영(34.현대 GK 트레이너)도 미국 월드컵에서 컨디션 난조로 게임을 그르치자 온갖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 했다. 반대의 경우도 없지 않다.

4년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선 신범철(26.대우)이 혜성같이 등장, 비록 8강진출에 실패했지만 3경기 모두 무승부로 이끌어 국가대표 수문장으로 도약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었다. (1대1) 파라과이(0대0) 스웨덴(1대1).

서동명은 지난 2년여 동안 피눈물나게 연습한 대가를 그대로 보상받겠다는 결의(決意)다. 19세및 21세이하 청소년대표를 거치는 등 정통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서동명은 큰 키(1m94,80㎏)를 이용한 공중볼 처리가 일품. 특히 가나 멕시코 이탈리아는 모두 중거리 슈팅과 돌파력이 뛰어나 능숙한 임기응변이 요구되고 있다. 비록 명성에선 `패션 GK' 캄포스나 이탈리아의 명수문장 파그리우카에 떨어지지만 묵묵히 자기 몫을 다해내는 서동명은 `실속'으로 이들을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뒷마당은 확실히 책임지겠습니다."

공격수들의 등을 토닥이는 그의 모습이 믿음직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