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현] 쌍둥이 '효자손' ♣
기사입력 1996년 07월 17일 17시 26분
**톱타자 출루율 '따봉' `1번타자란 이런 것.' (25)이 `토털 톱타자'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1번타자의 가장 큰 임무는 진루다.
그는 최근 5경기 22타석에서 절반인 11번을 살아나갔다.
11번 진루는 대부분 방망이로 일궈냈다.
5경기 동안 연속안타에 타율 3할6푼8리(19타수 7안타)다.
16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올시즌 마수걸이 홈런까지 터뜨렸다.
"뒷걸음치다 쥐잡은 격이죠. 치는 순간 밸런스는 완벽했어요."
팀으로 보면 은 공격보단 수비에 더 쓰임새가 많다.
`축지법'을 쓰는 듯한 발놀림으로 안타성 타구를 땅볼로 처리하는게 매경기 나오다 시피한다. 마땅한 대체선수도 없고, 내야수중 가장 힘든 포지션이라 밤이면 코까지 골며 끙끙 앓는다. 코칭스태프는 그가 안타는 물론 4구만 골라도 감지덕지할 지경이다.
그런데 그가 1루에 나가면 또 여러사람 먹여살린다.
다른 주자보다 한걸음 더 긴 리드로 틈만나면 2루를 넘보는 탓에 신경이 날카로워진 투수들이 제풀에 무너지는 경우까지 있다. 체력소모가 많은 이 복더위를 어떻게 넘기냐는 팀성적과 직결된다.
그가 신인왕에 오른 94년 여름엔 구단에서 다른 선수 몰래 고급보약을 지어주기도 했다. 올해 은 스스로 여기에 대비했다.
노루가 통째로 든 한약을 먹었고, 며칠전엔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산삼까지 해치웠다. "보약 효과가 슬슬 나타나는대요."
모두가 덥다고 난리치는 대구에서도 은 펄펄뛰는 물고기 같다.
이 싱싱하면 도 웃을날이 많아질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