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감독 세키 전격 경질
기사입력 1996년 07월 17일 16시 25분
**성적 부진 이유…김태수 코치 체제 전기리그 운영 **박종환-이차만씨 후임 물망 부산 대우의 세키호(號)가 끝내 좌초됐다. 대우는 17일 세키 감독(유고)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연말 영입한 이래 불과 8개월만이다.
대우는 김태수 코치 체제로 18일 수원 삼성전을 포함, 전기리그 나머지 3경기를 치른뒤 새인물을 영입, 후기리그서 새출발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세키 감독에 대한 조기 귀국조치의 가장 큰 이유는 성적부진.
영입 초기에 반짝 기세를 올렸지만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구단측 판단이다. 올초 아디다스컵서 3위에 올라 약효가 있는듯 했지만 정규리그가 시작되면서 세키호는 거센 풍랑에 휩싸였다. 전술면에서 전혀 발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데다 베스트멤버 기용을 둘러싼 감독과 선수들간의 불협화음도 끊이지 않았다. 유고 출신 4명의 용병들조차 세키 감독의 독선에 반발, 집단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대우는 최하위권의 성적표로 명가(名家)재현이란 야심찬 꿈을 접어야 했다. 8월중순부터 시작되는 후기리그서의 도약을 위해선 당장 새인물을 영입해야 할 입장이지만 대우측의 태도는 상당히 신중하다. 지난 수년동안 많은 사령탑을 교체해봤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
92년 조광래 감독을 시작으로 94년 김희태 감독, 신우성 감독대행 등 최근에만도 4차례나 사령탑이 교체됐다. 그래서 이번 만큼은 확실한 인물을 찾겠다는 생각이다.
세키 감독의 전례에 비춰, 더이상 외국감독은 `노'다.
현재로선 프로무대를 떠난 박종환 국가대표팀감독과 이차만 감독이 유력한 상태. 대우에는 박감독의 카리스마와 이감독의 통찰력이 모두 절실한 입장이다.
이차만 감독은 지난 83년부터 3년간 대우 코치로 있다 87년 감독으로 데뷔, 부임 첫해 프로리그를 평정한 바 있다. 하지만 예상밖의 깜짝 인물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구단측의 귀조이다.
어쨌든 대우는 후기리그서의 승부수를 위해서 감독뿐아니라 코칭스태프의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