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루가의 들꽃'일본 핵무장 실상을 고발한다
기사입력 1996년 07월 17일 16시 21분
**한국 젊은이의 日 위장 핵시설 파괴 시도 그려 작가 안혜숙의 실화 소설 `쓰루가의 들꽃'(찬섬 간). - 철거덩…. `이 새끼 유치장에 처넣어,주모자야.' 쇠창살 문을 여는 형사가 상철의 엉덩이를 구둣발로 힘껏 내질렀다.-
주인공. 상철. 운동권 대학생. 의리 때문에 우연찮게 살인한다. 그리고 일본의 쓰루가로 흘러 든다. 날품팔이가 된다.
그곳에서 만난 일본여자 마미코. 그리고 상철이 그리워 쓰루가까지 날아와 하릴없이 술집접대부가 된 옛애인 해민.
해민은 검사의 딸. 상철의 석방을 위해,아버지-검사가 권유하는 남자와 결혼하지만 이내 결별한다.
마미코와 해민을 두고 번뇌하는 상철.
오무라. 세계 2차대전때 일본군 대좌 출신. 명문대 출신의 인텔리. 그러나 전쟁의 상처로 인해 평생을 폐인처럼 지낸다.
상철은 살기 위해 쓰루가의 겐시료쿠(원자로) 건설 공사장에 들어 간다. 일본인으로 위장해서. 그러나,그 곳은 실은 핵시설을 위한 곳.
상철은 결심한다. 핵시설을 파괴키로.
- 오무라. 낡고 누르스름한 군복을 꺼냈다. 두눈에 눈물이 고였다. 포화와 섬광이 스쳐 지나갔다.
이내 아우성이 들리고 피비린내가 물씬 풍겼다. 자주 벽시계에 눈을 주었다. 상철이,핵시설 파괴 시간이 8시라고 했었지. `조국이 내게 물려 준 건 전범자의 낙인뿐이다. 무고한 양민을 수도 없이 살생할 수 밖에 없었던 나…. 상철이란 한국청년의 계획을 묵시적으로 눈감아 준 것만도 나는 대역죄인임에 틀림없다.'
오무라는 한참동안 칼을 응시하다 빠르게 칼을 그의 복부에 갔다댔다. `으음-' 신음소리는 쓰루가 앞바다에서 불어 오는 바람에 묻혀 아주 멀리 날아가 버렸다.-
안혜숙은 부조리한 사회적 틀,이데올로기와 현실에서 고뇌하는 젊은이를 통해 그래도 꺼지지 않는 휴머니티를 붙잡아 보려 했다. 그리고 일본의 아시아 대공영권의 책략에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3년여에 걸쳐 한작품에만 매달려 보긴 처음이었다. 소설의 마지막 종지부를 찍던날,나는 허망함에 몸을 떨었다."
안혜숙. 졸업. 장편소설 `고엽 1,2부'`해바라기'`역마살 낀 여자' 등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