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 양건 3단 ●서봉수 9단
기사입력 1996년 07월 16일 16시 30분
**흑 95 빈삼각이 대세 가른 강타
「본선 토너먼트 제4국」 총보(1~301)=이 대국은 `집념의 화신' 조치훈을 방불케
하는 날카로운 타개와 수습, 아니 그보다는 좀더 끈질긴 생명력이 있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모처럼 서봉수 9단의 강미(强米)가 돋보인 명국이다.
백 4는 양건 3단의 취향. 일각에서는 `취미적'이라는 악평도 있으나 이
포진으로 높은 승률을 올리고 있으니 화점, 소목포진과 동등한 한수의 가치가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백 24는 중앙을 지향하는 변칙타법. 보통은 백 `가', 흑 `나', 백 `119'다.
흑 25로 시작된 좌상귀의 절충이 이 대국의 기로. 백 28로는 29의 곳으로
몰고 38에 꽉 잇는 정석을 택하는 게 더 유력했다. 흑 45까지 싸발린
실전진행은 부분적으로도 백이 탐탁지 않지만 우하쪽 백 24의 중앙지향점의
체면도 서지 않는다.
백 28, 30을 `패착'으로 지목하기는 어렵지만 이 일대의 절충이
패인(敗因)이라는 소장파 기사들의 견해는 일리가 있다.
흑 55의 침입은 당연. 소홀히 하면 상변 백진이 크게 굳는다. 흑 57, 59로
뛰어나오면서 `백의 공격', `흑의 타개'구도인데 백의 공격이 어렵다.
흑 61, 63, 65로 백 한점을 끊어먹으며 우변에 토치카를 구축, `흑 우세'확립.
백 66으로 가로막아 계속 공격을 시도해보지만 흑 75까지 중앙으로 빠져나와
별게 없다. 흑 95의 빈삼각이 대세를 결정지은 강타. 백이 117의 곳을 이으면
흑 233으로 나가 끊는다.
흑 111, 113은 착각. 백 114로 끼우는 수를 못본 듯하다. 백 118까지 흑
넉점을 잡으며 차이를 좁혔지만 `흑 우세'에는 변함이 없다.
백 120부터 1시간이상을 투입하며 중앙 흑대마 공략에 나섰지만 흑 123이
절묘한 타개의 맥점으로 실패. 좌상쪽 백 150의 치중으로 흑대마의 사활이
걸린 `패'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백쪽에 패감이 없어 또 실패, 결국 하변 흑
두점을 떼어주고 흑 171로 패를 해소해 승부 끝. 흑 209로 거대한 흑대마의
완생이 확인된 후로는 별 의미가 없다(49…35/ 132…2/ 167…151/ 184…163/
246…24/ 247, 253, 262…79/ 250, 256…210/ 277…273/ 281…231/ 287…258/
291…264/ 293…158/ 298…38). 301수 끝 흑 6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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