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LG 김태원‘비염’
기사입력 1996년 07월 12일 14시 58분
○… "어라, 바람이 술~술 들어오네." 김태원(32)의 `코평수'가 늘어났다.
넓어진 코에 산소가 가득차자 어깨에도 힘이 넘치는 모습이다.
최근 2연승의 비결을 늘어난 `코평수' 덕으로 돌린다.
김태원은 얼마전부터 콧잔등이에 반창고를 붙이고 마운드에 오른다.
땅콩처럼 허리가 잘록한 이 흰색 반창고는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연수를 마치고 지난달 귀국한 배수희코치의 선물이었다. 배코치는 귀국 한달전부터 주니치 일부 선수들의 콧잔등이가 달라진 것을 발견했다. 4번타자 다이호는 물론 코치들까지 흰색 반창고를 붙이고 훈련에 나왔다.
반창고를 붙이면 안에 있는 플라스틱이 펴지면서 살갗을 들어 준다.
이에 따라 콧구멍이 넓어져 호흡이 편하고 아랫눈을 바짝 당겨줘 집중력까지 높여 주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배코치는 비염으로 고생하는 김태원이 퍼뜩 생각나 `야구계의 문익점'이 되기로 작정했다. 그리곤 평소 친분을 맺어두었던 주니치 트레이너를 구슬려 5통을 호주머니에 슬쩍 챙겨 넣었다. 87년 타구에 맞아 코뼈가 주저앉은 김태원은 성형수술을 받았지만 그 후유증으로 비염에 걸려 작년에도 재수술을 했을 정도로 심각하다. 반창고가 "컨트롤은 물론 기분까지 상쾌하게 해준다"는 게 그의 설명.
곁에서 효과를 지켜본 의 콧잔등이도 하얗게 되는 날이 많다.
그러나 멋을 소중히 여기는 일부 젊은 선수들은 "그래도 장맛 보다는 뚝배기다"며 왠지 어색해 보이는 반창고 붙이기를 주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