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핸드볼 홍정호] 두마리토끼 사냥

기사입력 1996년 07월 11일 15시 05분


**오늘 장도 "첫 상대 독일부터 깬다" '올림픽 금메달을 반드시 목에 걸고 돌아오겠습니다.' 애틀랜타 올림픽 출전을 위해 12일 오후 5시 장도에 오르는 여자핸드볼의 월드스타 홍정호(22.한체대)의 각오가 다부지다.

지난 92년 바르셀로나에 이어 개인적으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홍정호는 한국팀의 올림픽 V3 견인과 세계최고의 골게터 등극이라는 두마리 토끼사냥에 나선다.

센터 임오경, 왼쪽 이너 오성옥과 함께 `공격 트리오'를 이루고 있는 오른쪽 이너 홍정호는 `세계으뜸 왼손잡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는 한국팀 주포.

중거리슛과 라인슛 등을 주무기로 하는 그녀의 슛은 탁월한 코스선택으로 골 성공률이 다른 선수보다 2배 가량 높다.

임오경의 슛을 발칸포, 오성옥의 슛을 대포에 비교한다면 홍정호의 슛은 유도탄에 비유된다.

그만큼 예리한 각도를 그리며 의도하는 코스에 적확하게 꽂힌다는 의미다.

홍정호의 슛은 상하좌우 골문안 요소요소를 찔러 골 그물의 가려운 곳을 빈틈없이 긁어준다.

이처럼 자유자재로 슛을 터트리는 까닭에 홍은 지난 9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8골(평균 8.3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빠른 순간동작에 슈팅감각이 뛰어나다. 게다가 상대방 수비의 허점을 읽는데 천부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감독의 숨쉴 틈 없는 칭찬이다. 하지만 정감독의 칭찬속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담겨있다.

"정호가 팀의 골게터인 것만은 확실하지만 예전처럼 한명에게만 공격을 맡기지는 않겠다."

정감독의 뇌리에는 지난 93년 세계선수권에서 홍의 빛나는 활약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던 11위의 팀성적이 남아있다.

따라서 임오경 오성옥 박정림 등으로 하여금 공격을 철저하게 분담케 한다는 계산. 홍정호도 이러한 정감독의 전술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팀우승을 위해 개인적인 명예에 대해 이미 마음을 비웠기 때문이다.

월드스타로 애틀랜타 코트를 누빌 그녀는 오로지 첫 경기인 독일과의 대결을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마음뿐이다.

홍정호는 하나의 `밀알'로써 호흡을 맞춰 올림픽 3연패의 신화창조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세계최고의 골게터가 되는 길임을 굳게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