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이진옥 MTB로 올림픽 달린다.
기사입력 1996년 07월 09일 15시 40분
**은퇴 6년만에 산악자전거 페달…애틀랜타행 **크로스컨트리 종목 도전 투혼 '활활' `노병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종목을 바꿀 뿐이다.' 은퇴한지 6년이나 지난 노장이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지난 90년 북경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사이클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6년째 지도자의 길을 걸어온 이진욱(36 사이클팀 코치). 지난달 그가 이름도 생소한 MTB(Mountain Bike산악자전거) 크로스컨트리 종목의 단 하나뿐인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을때 사람들은 마흔을 바라보는 그의 나이를 걱정했다. 거친 산길을 달리는 MTB크로스컨트리는 무엇보다도 강한 체력과 대담한 테크닉이 필요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그가 올림픽티켓을 따냈다는 소식을 듣자 사람들은 "고생을 사서할 이유가 뭐 있느냐"라며 만류했다. 그러나 이코치의 생각은 달랐다.
"인생이 내게 던진 마지막 도전장을 회피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78년 김천농고 시절 처음 페달에 발을 올려놓은 이래 와 을 거치는 동안 이진욱은 2차례의 올림픽과 3차례의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도로 사이클선수로서의 명성을 쌓아왔다. 지난 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을 포함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그가 따낸 금메달은 모두 11개. 그러나 `철(鐵)의 사나이'도 세월을 비껴가지는 못해 90년 은퇴 후 후진양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러던 그가 MTB를 알게된 것은 2년전.
잘 다듬어진 도로에서 타는 사이클과는 달리 야성미가 넘치는 MTB는 단숨에 그를 매료시켰다. 선수시절 태릉에서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할때면 육상이나 복싱선수들을 제치고 늘상 1위로 골인할만큼 산길 달리기를 좋아하던 그에게 MTB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처음으로 출전한 94년 코렉스배대회에서 1위를 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찾은 이후 각종 국내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해 우승컵을 싹쓸이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최고의 MTB훈련지로 알려진 가평에서 하루 200여㎞의 맹훈련을 해온 그는 10일 자전거 1대와 함께 애틀랜타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