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화제] 8년만에 토해낸 결혼반지
기사입력 1996년 07월 09일 15시 25분
**희극영화보며 웃다 삼켜... **"바람피려 저당 잡혔다" 이혼당해. 8년간 기침발작 증세에 시달리던 영국 요크셔에 사는 폴 트레이너(28)는 최근 여느때와 마친가지로 심한 기침을 하다 뭔가를 토해냈다. 화장실 벽에 땡그랑 부딪치며 자신의 입속에서 튀어나온 물체는 바로 8년전 잃어버린 결혼반지였다. "이게 여기 들어 있었을 줄이야"며 9사이즈의 금반지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한숨짓는 트레이너는 반지 하나로 인생이 바뀐 불행한 사나이다. 그가 반지를 잃어버린 건 지난 88년 동네 극장에서였다.
"본영화 상영전 흘러간 희극영화를 틀어주더군요. 정말 배꼽을 잡고 웃었지요. 웃음을 참기 위해 손가락 관절을 깨물어야 했을 정도로 말이죠. 아마 그때 반지를 삼키지 않았나 싶어요." 영화구경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트레이너는 손가락에 반지가 없다는 이유로 마누라로부터 심한 추궁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엔 여자를 꼬시기 위해 총각행세를 하느라 반지를 빼버린 걸로 지레짐작하던 그의 부인은 결국엔 여자를 사기 위해 반지를 저당잡힌 것으로 심증을 굳혀버렸다. 당장에 반지를 찾아오라며 펄펄 뛰는 부인앞에서 트레이너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몇주 후 고질적인 목구멍통증이 시작되었고 그것은 몇년동안이나 그를 괴롭혔다. 용하다는 의사는 다 찾아가봤지만 소용없었다. 어느 누구도 반지를 발견하지 못했고 그는 치료에 좋다는 온갖 약을 먹어야만 했다. 2년후 남편이 결혼반지를 저당잡혔다는 사실을 참아내지 못한 트레이너의 부인은 결국 그를 떠나버렸고 그녀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몄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반지를 손에 쥔 트레이너는 씁쓸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목의 통증은 이제 사라졌어요. 그녀에게 전화해 그간의 일을 설명해야 하는데…. 물론 믿어주지 않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