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 국회 건물을 투명 유리로
기사입력 1996년 07월 08일 17시 00분
주방은 유리창칸막이가 의무였다.
조리사가 헤어진지 20년된 초등학교 동창생인지 아닌지 알아보라는
의미가 아니고 이 식당의 위생상태를
손님들이 직접 환히 들여다보라는 것이다.
일부러 큰 동창을 만들어 달아 속속들이 자신있게
공개를 하는 튀는 식당도 아직 많다.
거기서 착안한 것인데 국회도 건물을 바꾸면‘쌈박질’이
그칠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금의 여의도 국회건물을 투명유리로 만드는 것이다.
지나가는 국민들은 물론 날아가는 새도, 심지어는
한강의 등굽은 물고기까지 안을 들여다 볼테니 싸우려 들 것인가.
침실(안방)문 열어 놓고 부부싸움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
이치와 같다.
이와 거의 같은 것이 다른 물건에도 등장했는데 투명비닐로
만든 미니색이다.
여자들이 등에 지고 다니는 이 작은 색 안에는 잡동사니
소지품이 들어 있는데 누구나 본다는 점 때문에 담배, 술병,
수류탄, 피임도구등은 잘 넣지 않는 것 같다.
이것이 드디어 옷에도 짠하고 나타났는데 이른바‘보이네 패션’이다.
유식하게 영어로 말하면‘시 스루(See through)패션’이고, 이 옷을 입는
여자는 몇가지 자격요건을 갖춰야 한다.
자주 면도를 할 수 있는 근면정신, 때도 없어야 하는 위생정신, 키스마크가
맨 살 위에 나타나지 않게 하는 용의주도함이 있어야 한다.
아무튼 이 ‘보이네 패션’은 어떻게든 여자들의 속(?)을 들여다 보려는
이런 3류 발명가들의 수고를 일거에 덜어 주었다.
한 얼치기 발명가가 회심의 역작을 마침내 만들었는데 노모를 붙자고 감격해
한다.
"어머니! 제가 드디어 여자들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특수 안경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올여름 수영장에서 대 히트를 할 것입니다."
노모도 반긴다.
"이제 우리도 고생 끝이란 말이지? 어디… 아니, 여자
몸속 내장은 봐서 뭐하려구 그러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