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투어링 유행]
기사입력 1996년 07월 05일 16시 59분
## 외국어 능통한 해외여행파 사이 확산`미팅 투어링'`데이트 투어링'`리서치 투어링'. 바캉스철을 맞아 갖가지 이색 투어링이 부상하고 있다.
미팅, 데이트, 리서치등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 이색 투어링은 외국어에 능통하며 해외여행 경험이 풍부한 엘리트층을 중심으로 알음알음 퍼져나가고 있다. `미팅 투어링'은 대학 재학생들에게 특히 인기.
해외연수를 떠난 가족이나 친구를 통해 교포, 유학생, 현지인 등 또래 젊은이들을 소개받는다. 김태근씨(26.)는 "친구 몇몇과 미국 여행을 준비중"이라며 "지난 겨울 어학 연수를 떠난 여동생이 세차례정도 현지 미팅을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한꺼번에 많은 외국친구를 사귈 수 있고 이들을 통해 현지 문화를 깊숙이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배낭여행에 비해 유익한 점이 많다고. `데이트 투어링'은 유학을 다녀왔거나 외국인을 자주 상대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일주일 정도의 여름 휴가를 학창시절 또는 업무상 알게 된 이성 친구를 만나는데 할애하는 것.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해 별반 거부감을 갖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들의 특징.
회사원 씨(25. 강남구 논현동)는 "올초 에서 열린 국제 세미나에서 알게된 이성 친구들을 이번 휴가때 만나기로 했다"며 "시간적인 제약으로 , 대만,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만 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리서치 투어링'은 사람 사귀는 것 보다는 업무에 관심이 많은 일벌레들이 선호한다. 현지 디자인, 패션, 건축, 컴퓨터 등 전문직 종사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관련분야 지식을 보충하고 스크랩이나 슬라이드등 관련자료를 수집하는 것. 개별적으로 떠나는 예도 있으나 업무 파트너와 삼삼오오 뭉치거나 전문연수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앰배서더 호텔의 디자이너 김금환씨(35)는 "올초 각 호텔 디자이너들과 괌을 돌며 현지 호텔 인테리어나 제작물을 꼼꼼히 살펴보고 온 적이 있다"며 "이번 여름에도 관심 있는 지역을 선정해 테마 여행을 떠나볼 참"이라고 말했다. 인맥 동원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 투어링은 항공권만 구입하면 숙식은 싼값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속파 젊은이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을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전망했다. < 정경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