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심성보]‘못말리는’야구 스타일
기사입력 1996년 07월 05일 16시 15분
## 쉴새없이 중얼중얼-흥얼흥얼…가끔가다 소리 버럭 "내참, 야구하면서 그런 녀석은 첨 봤어." 쌍방울 감독도 혀를 내두르는 선수가 있다.
1루수 심성보(23).
타석에 나설 때는 최신유행가요를 흥얼거리고, 수비때는 쉴새없이 뭔가를 지껄여 1루주자와 상대 주루코치의 혼을 빼놓는다. "나이스 피처"만 외치는 게 아니다.
심지어 투수로부터 견제구라도 받을라치면 기상천외의 "나이스 견제"까지 고래고래 내지른다. 그 엄한 감독도 첨단 신세대 심성보에게는 이미 두손들었다.
"걔는 원래 그래. 그런 스타일은 있는 그대로 살려줘야지 야구를 더 잘하지."
단국대를 나와 작년 2차지명 1순위로 당시 팀내 최고인 계약금 1억6천만원에 입단한 심성보는 2년째가 되는 올해도 아직 덜 다듬어진 면을 드러내는 게 사실이다. 그것을 잘 아는 심성보는 경기중 쉴새없이 파이팅을 다짐하는 등 불안을 쫓아내는 과정에서 어느새 `정신없는 친구'로 불리게 됐다. 그래도 심성보는 쌍방울에서 꼭 있어야 할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가 송구가 좋지 않아 지명타자로만 나서는 탓에 1루는 심성보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비록 타구를 따라 춤을 추지만 그렇다고 맥없이 공을 빠뜨린 적은 없다.
몸을 사리지 않는 다이빙캐치로 관중석의 박수를 이끌어낸 것도 수차례.
지난 3일 잠실 전서는 5번으로 나서 4회 무사 1,3루에서 1타점 중전 적시타로 선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4일 현재 60경기에서 타율 2할1푼8리를 기록중이지만, 언제든 치고 올라갈 가능성은 높다. 야구만 잘 한다면 `주의산만'도 무죄인 심성보다.
< 대전=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