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기다리기 작전' 성공
기사입력 1996년 07월 03일 16시 14분
**투수 조바심 유도 "볼 하나만 더 기다리자."
I.Q. 146의 천재선수가 몇주 동안 고민 끝에 얻은 답이다.
현대 (23)이 이 `타격 해법'으로 슬럼프를 벗어났다.
지난 2일 광주 해태전에서 결승 솔로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 최근 4경기에서 13타수 5안타(타율 3할8푼5리), 3타점의 가파른 상승세.
승승장구하던 이 지난달 `24타석 무안타 9타수 무안타'의 지루한 슬럼프에 빠진 이유는 고정관념 때문이었다. 볼 3개 가운데 하나는 분명 스트라이크가 들어온다는 것.
그러나 15년 노하우가 쌓인 는 녹록지 않았다.
투수들은 초구부터 유인구를 뿌려 마음을 조급하게 한 뒤 아웃코스로 휘어져 나가는 터무니없는 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바로 지난달 18일 인천경기에서 4연속 삼진을 안긴 해태 의 경우처럼.
도 무안타 행진을 거듭하며 한번도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공격을 하지 못했다는 데 착안, `뜸 들이기 작전'으로 맞대응을 시작했다. 당연히 배트가 돌아갈 공을 멀뚱히 지켜보고만 있자 이제는 투수들이 쫓기기 시작했다. 은 도루 19개의 빠른 발까지 지닌지라 결국 볼은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몰리기에 이르렀다. 이때를 노려 `꽝'.
감독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라고 을 칭찬하며 "시즌 도중에는 타격폼에 손대지 않기로 했다"고 단정했다. 연구하는 자세가 마침내 `재신임'을 일궈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