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숙 설치미술전] 여인속에 은닉된 에너지 찾기
기사입력 1996년 07월 02일 16시 20분
## 4층공간‘여인의 방’꾸며… 갖가지 삶 형상화 얼굴에 오방색 분장을 한채 반짝이는 성기를 드러내놓고 당당히 선 여인. 조각으로 시작, 설치작업으로 기대를 모으는 홍현숙씨(38)가 개인전 `은닉된 에너지전-그여자의 방'을 3일부터 9일까지 종로갤러리 전관(737-0326)에서 연다.
현대소비사회가 산출한 폐품을 사용, `은닉된 에너지' 찾기에 주력해온 그는 이번에는 더욱 강렬한 기세로 숨겨진 에너지 찾기에 나섰다.
홍씨는 종로갤러리 지하 60평, 1~3층 30평씩 총 4개층 1백50평에 `그 여자의 방'을 차려놓았다.
지하1층 방은 그여자의 외면적 풍경이다. 식탁, 창살있는 창문, 소파, 매트리스, 청바지와 양복 상의 등이 걸려있다. 그러나 이 역시 예사롭지 않다. 전부 서양문화지만 한복천으로 마감처리해 서양문물과 전통의 대비가 눈에 들어온다. 매트리스 철심에 한복천을 묶은 작품 `숨쉬는 깃발'에는 기원의 의미를 담은 오색천을 감아 서낭당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1층에는 그물에 갇힌 식충식물과 수많은 옷을 통해 윤리와 제도에 갇힌 인간의 모습을 나타냈고, 2층에는 중고 청바지 1천점을 약25㎝ 잘라 잔디처럼 깔아놓았는가하면, 3층에는 위폐를 모셔 `죽은 자들의 방'을 만들어 놓았다.
와 대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한 홍씨는 83년 국립극장 무대미술 연수를 거쳐 설치미술을 시작했다. 8월 나고야에서의 `한-일 입체교류전', 10월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모색전'에 출품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