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동구권 약진 돋보였다
기사입력 1996년 07월 02일 15시 21분
**춤추고 노래하며 열광의 도가니 `전차 군단' 독일의 통산 3번째 우승으로 끝난 제10회 유럽축구선수권대회는 파란과 이변이 교차했던 대회였다. 98년 프랑스월드컵을 2년 앞두고 유럽축구 판세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이번 대회엔 기존 강팀의 몰락과 신진그룹이 약진이 돋보였다. 독일이 주전들의 대거 부상과 경고누적에도 조직력과 투혼으로 우승했고, 체코는 동구의 회오리 돌풍을 주도하며 일약 준우승, 기존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또 `차세대 유럽스타' 다보르 수케르(28)를 앞세운 도 지난해 우승팀 덴마크를 꺾고 예선을 통과한뒤 8강전서는 비록 패했지만 우승팀 독일을 경기면에서 오히려 압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동안 한수 아래로 평가됐던 동구권의 전력이 예사롭지 않음을 실증한 셈이다. 반면 이탈리아 네덜란드 덴마크 등 기존 강호들은 세대교체 실패로 쇠락의 길을 면치 못했다. 2번째 우승을 호언했던 이탈리아는 체코에 덜미를 잡혀 예선에서 꼬리를 내렸고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도 예선서 잉글랜드에 1대4로 대패한 후 프랑스에게도 잡혀 8강에 만족해야 했다. 94 미국월드컵 득점왕 스토이치코프가 이끄는 와 지난대회 우승팀 덴마크도 예선이 끝나자마자 짐을 꾸렸다. 한편 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은 녹슬지않은 전력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축구 종가(宗家)' 잉글랜드는 열광적인 홈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도전한 처녀우승의 꿈이 `개최국 4강 징크스'에 막혀 뜻을 이루진 못했지만 알랜 시어러(5골)라는 걸출한 스타 탄생에 위안을 삼았다. 또 프랑스는 비록 준결승전서 체코에 허를 찔려 93년 11월부터 계속해온 무패행진을 27게임(19승8무)에서 마감했지만 지단, 데살리 등 주축멤버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해 개최국으로 나서는 98년 월드컵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이밖에 스페인 포르투갈도 비록 8강길에서 주저앉았지만 안정된 전력으로 `저력의 축구강호'다운 면모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