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보] ○양건3단 ●서봉수9단 본선토너먼트 제4국

기사입력 1996년 07월 02일 15시 03분


## 본선 토너먼트 제4국 제1보(1~4) = `허리가 두터워졌다' 한여름에도 비지땀을 흘리며 살빼기전쟁에 골몰하고 있는 사람들로서는 꿈에서라도 듣고 싶지 않은, `가슴 철렁한'말이겠지만 오해마시라. 얼마전 세계 최대 규모의 프로기전으로 화려하게 개막된 제1회 배 세계기왕전 1, 2차전을 지켜본 바둑관계자들의 감상일 뿐이니까. 이번 배 세계기왕전은 지금까지 있었던 다른 세계기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앞서 말한 대로 한국 프로기단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견 및 신예강자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돋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90년대 들어 우리가 누려온 `세계최강'의 영예는 정상의 4인 이창호, 유창혁, , 서봉수의 공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9년 의 응씨배 우승을 필두로 이창호의 동양증권배 3기 제패, , 유창혁 배 연속우승, 93년 서봉수 응씨배 우승 그리고 이들 4인이 주축이 된 진로배 세계 최강전 4연속 우승까지.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 유창혁, 이창호의 승리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지만(상대가 정상급 강자 조치훈, 요다, 섭위평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지만) 중견 서능욱, 김동엽, 그리고 신세대 김승준, 최명훈의 활약은 실로 가슴 뿌듯한 것이었다. 1차전에서는 서능욱이 `일본의 얼굴'이라는 고바야시 고이치를 밀어냈고 김동엽이 일본 서열 6위 `왕좌'를 보유중인 강호 왕립성을 다운시켜 갈채를 받았다. 특히 군제대와 함께 천원전 박카스배 본선진출 등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승준은 1차전에서 `우주류' 다케미야를 꺾은 뒤 2차전에서는 대륙의 강골 조대원을 눌러 돌풍을 일으켰고 입단 5년차인 최명훈도 중국의 차세대 선두주자로 꼽히는 상호와 일본 관의 희망이라는 유키를 연파해 한국청년이 한수 위임을 입증했다. 일본이 세계바둑을 주도하던 70년대에 `한국에는 밖에 없다'던 빈정거림이 생각나 감회가 새롭다. 이제 저들의 평가는 이렇게 달라지지 않을까. "한국에는 강자가 너무 많다!" 백 4가 이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