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1]
기사입력 1996년 07월 02일 14시 49분
## 적(?)으로 만난 아버지와 아들○…도대체 믿지를 않는다. 1군 기록담당 김정준씨(27)는 2일부터 벌어지는 잠실 쌍방울 3연전을 맞아 쌍방울 공략의 묘책을 담은 세밀한 기록들을 잔뜩 정리해 놓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장난반 진심반으로 의심의 눈초리만 보낸다. 바로 쌍방울 감독의 아들이라는 김정준씨의 특수한 가족관계 탓이다. 투수의 구질과 구속, 타자와의 상대 전적 등 각종 정보를 기록-분석하는 것이 김정준씨의 임무. 쌍둥이 타선의 정찰 첨병이라할 그가 가장 괴로움을 당하는 때는 역시 아버지가 이끄는 쌍방울과의 경기가 벌어질 때다. 공교롭게도 의 올시즌 쌍방울전 전적은 2일 현재까지 2승7패. 를 하위권으로 따돌린 `원흉' 구단이다. 씩씩대는 쌍둥이들에 섞여 건너편에서 벙글벙글 웃고 계신 아버지를 바라보는 기분은 묘하다. 덩달아 동료 선수들은 은근슬쩍 그에게 화풀이까지. 김정준씨는 쌍방울 관련 데이타 만큼은 골치가 아플 만큼 꼼꼼하게 챙긴다. 나머지 7개구단의 선수단-직원을 통털어 쌍방울 8연승에 가장 열렬한 박수를 보낸 장본인임은 부인할수 없지만 가 끼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정보야구'로 소문난 아버지와의 한판 승부도 은근히 그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대목. "믿을까, 말까?" 오늘도 그가 내놓은 방대한 양의 `데이타 보따리' 위로 쌍둥이 선수들의 속있는 농담이 쏟아진다. < 이승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