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美 신종범죄 '역 유괴' 극성
기사입력 1996년 07월 01일 16시 21분
**부잦집앞서 소란…거액챙겨
미국 대도시에는 `홈리스(homeless)'라고 불리는 `미국판 거지'들이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
교육수준이 높은 홈리스들은 `홈리스 저널'이란 신문을 팔아가며 빈민구제
활동을 펴기도 하지만 최근 미국 지역에선 이들을 이용한
`역(逆)유괴'라는 신종범죄가 등장,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위클리 월드뉴스'지에 따르면 역유괴(reverse kidnapping)란 홈리스들을
부잣집 문간에 풀어놓은 뒤 집주인에게 돈을 요구하는 신종 범죄.
"상부에서는 모방범죄의 급증을 우려해 보도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힌
한 경찰관은 "그러나 이미 유사한 사건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범인들은 흔히 의 슬럼가인 미션지구에서 더럽고 인상이 고약한
부랑자를 골라 5~10달러에 `범행도구'로 고용한다. 약간 정신이상 기운이
보이면 더욱 안성맞춤.
부자 동네에 버려진 이 부랑자는 일단 문을 두드리며 구걸을 하거나 뜻을 알수
없는 말을 고래고래 외쳐대며 함부로 용변을 보는등 주위의 눈길을 끈다.
피해자들은 대개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들이므로 이런 일을 당하면 당황해
어쩔줄을 모르다 결국은 범인들이 요구하는대로 고분고분 돈을 내놓을수밖에
없다고.
피해자중 하나인 랄프 글로벌러스는 "당한 5일간은 그야말로 악몽이었다"고
회상한다.
"어느날 퇴근하고 돌아와 보니 웬 미친 녀석이 내집앞에서 `너 내 마누라랑
잤지. 넌 나쁜놈이야'라고 고함을 지르고 있더군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부랑자를 끌어가기 무섭게 차 한대가 이번엔
2명을 풀어놓았고 이들 역시 고래고래 소리치며 잔디밭에 오줌을 갈기고
개들에게 침을 뱉는등 소란을 피워댔다.
이때 범인은 전화를 걸어 2만달러(약 1천6백만원)를 요구. 글로벌러스는 5일을
버 지만 도저히 `동네 망신'을 견디지 못하고 돈을 지불했다는 것.
경찰은 사건의 진위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지만
`역유괴'는 빈부격차가 심화됨에 따라 생겨난 새로운 사회문제중 하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