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못믿을’협회 - 프로연맹
기사입력 1996년 06월 30일 17시 04분
"믿어도 될까?" 대한축구협회가 요즘 보내오는 보도자료들을 접하면 기자는 이같은 생각부터 하게된다. 어제의 보도자료 내용이 오늘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닌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대한축구협회는 올림픽에 출전할 22명의 대표선수 명단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한달이 멀다하고 대표팀개편이 있었지만 다음달 5일까지 올림픽조직위원회에 명단을 통보해야 하는 시기를 감안할 때 누구나 `최종'으로 믿었다. 그러나 협회는 이튿날 교체멤버중 조종화를 제외하고 을 새로 선발했다. 충분한 사전 검토없이 즉흥적으로 일을 처리한 탓이다. 6월들어서만도 비슷한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협회는 지난 19일 잠비아 대표팀을 초청해 6월30일과 7월2일 각각 부산과 창원에서 올림픽 대표팀과 평가전을 갖는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 역시 `거짓말'로 판명났다. 협회는 6일뒤인 25일 현지 팀사정으로 평가전이 취소됐다는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물론 외부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할 수 있지만, 현지사정을 사전에 좀더 면밀히 체크했다면 하지도 않을 평가전을 한다고 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협회와 축구행정의 양축을 이루는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마찬가지다. 연맹은 지난 5월 정기리그 개막을 앞두고 지역연고제 정착을 위해 팀명칭에 지역명을 앞에 끼워넣기로 했다. 가령 치타스의 경우 연고지인 안양을 앞에 붙여 `안양 치타스'로 팀명칭을 바꾼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불과 2개월도 안돼 사문화될 위기다. 연맹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어 팀명칭에서 기업명을 먼저 쓰자는데 합의하고 다음달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이를 최종 확정키로 했다. 이에따라 구단의 경우 최근 열린 홈경기에선 플래카드에 ` 안양 치타스'로 공식표기하고 있다. 축구협회나 프로연맹의 사령탑은 모두 부회장이다. 2002년의 월드컵 유치를 주도한 정회장답게 믿을 수 있고 예측가능한 축구행정을 정착시켰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