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의 마술사] 포커
기사입력 1996년 06월 29일 17시 23분
## 공갈 체포노력 무모하다 아무리 고수라 할지라도 공갈을 시도할 때마다 성공할 수는 없고, 또 상대의 공갈을 매번 체포할 수도 없다. 그런데도 공갈을 시도하는 것이든 체포하는 것이든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서울 서초동에서 한식집을 경영하던 P씨의 일화. 투페어만 있으면 무조건 확인한다는 속칭 `콜맨'이다. 껌처럼 질기게 끝까지 따라간다는 뜻에서 `껌'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이날 역시 매판 확인 사살로 일관하여 많은 피해를 보고 있던 P씨는 결국 상대의 공갈을 한번 체포한다. 그러자 "하하, 내 이럴줄 알았지, 거기서 뭐가 나온다고 공갈을 쳐?" 파안대소하며 몹시 기뻐한다. 하지만 공갈을 한번 체포했다고 승자가 될 수는 없는 법. 단지 수많은 판중의 한판을 이긴 것일 뿐이다. 아니 공갈 한번을 체포하려고 무려 10번에 가까운 확인을 남발하며 입었던 피해를 생각하면 차라리 처음부터 한번도 확인을 하지않고 공갈을 체포하지않는 쪽이 훨씬 경제적이다. 그런데 P씨는 마치 공갈을 체포하기 위해 포커 게임을 하는 것인양 `한번의 체포'에 너무나 많은 의미를 둔다. 그리고는 `공갈 체포'가 자신의 실력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물론 2번 확인하여 1번 체포한다면 분명 정확한 판단에 따른 실력이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5~6번 아니 그 이상 확인을 계속하여 공갈을 체포하는 그런 실력이라면 차라리 없는 편이 오히려 낫다. 그래도 P씨는 항상 "나한테는 공갈이 안통해-"라며 자랑스럽게 강조한다. 공갈의 기본정석은 "공갈을 자주 시도해서도 안되며 또 공갈을 체포하려 노력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 이윤희·'포커,알면이길수있다' 저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