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햄릿-'한국적 셰익스피어' 재창조
기사입력 1996년 06월 28일 15시 29분
**원작에 우리 꼭두극 몸짓 조화 "유쾌해요" "고전극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우리도 이제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햄릿'을 하나 생산했어요."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하고 있는 연희단거리패의 `햄릿'( 원작, 김동욱 번역, 이윤택 연출)에 대한 관객들의 관극소감이다.
부산 공연에 이어 26일, 서울 공연의 막을 연 이 무대는, 중견들의 꼼꼼한 작품해석과 젊은 연극인들의 땀이 객석까지 물씬 풍겨나는 재미있고 볼만한 작품이다.
한국적인 놀이극의 형식으로 우리관객들의 눈과 귀 그리고 감정을 사로잡고 있다.
의 `햄릿'은 이미 시대와 장소 그리고 배우를 달리하여 수없이 연극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만들어져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대중적인 고전비극이다.
이윤택 연출의 `햄릿'은 의 언어에다가 꼭두극, 전통적인 몸짓을 대입시켜 우리의 연희양식을 조화시켰다.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고 박수치고 즐기는 `햄릿'으로 만들어 냈다.
무대는 고분 천마총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 즉석에서 조립이 가능한 천막극장. 이곳을 덴마크 왕실로 설정, 형을 독살하고 왕권을 찬탈한 뒤 형수를 아내로 맞이한 클로어디스의 욕망에 대응, 아버지를 잃은 슬픈 햄릿의 복수가 극의 내용.
흔히 고전극공연은 묵은 책상서랍 속에 잠자고 있는 따분한 언어를 그대로 무대위에 내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무대는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전문학자인 김동욱교수(성균관대 영문과)의 번역은, 의 언어를 오늘 이 순간에 `살아있는 언어'로 재창조 해냈다. 이것을 현장 연출가인 이윤택은 그 특유의 유희적 감각과 조화시켜 `이론과 실제'의 만남을 성공으로 이끌어, 고전극의 한국적 수용의 한 전형을 만들어냈다.
우리극연구소 1기 출신인 김경익은 정확하고 톡톡튀는 감각으로 햄릿을 그려내 `무서운 신인'의 탄생을 보여주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여기에 조영진 남미정 정동숙 임성진 이윤주의 연기는 주목할만 했다. 무덤 속의 광대들인 윤준호 김준배의 익살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30일까지. 오후 4시, 7시30분. 763-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