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화] 올림픽팀서 탈락...'너무합니다'
기사입력 1996년 06월 28일 15시 14분
"너무 허탈합니다." 올림픽축구팀의 스토퍼 조종화(22.)가 힘없이 어깨를 늘어뜨렸다.
최근 유럽전훈에서 돌아오자 마자 18명의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비상용' 대체요원으로 전락했던 그가 지난 27일 비쇼베츠 감독의 `올림픽 구상'에 의해 마지막 지푸라기 조차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24세 이상 와일드카드 요원으로 불러들인 (27.전북)과의 자리바꿈이 그것. 이제 조종화는 올림픽팀과 아무런 연줄도 없다.
지난 84년 8월31일 올림픽팀 출범때부터 장장 22개월 동안 주전 스토퍼로 활약해 오다 하루아침에 태극마크를 잃어버린 것이다. 조종화가 태극마크를 반납한 27일은 올림픽팀이 마지막 담금질을 위해 마산으로 이동, 첫 훈련을 시작한 날. 선수들이 공과 축구화를 챙겨 운동장으로 향하던 오후 3시쯤 조종화는 축구화 대신 자신의 짐을 몽땅 꾸려 호텔문을 나섰다. 22개월 동안 간직해온 `큰 꿈'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채.
조종화는 곧장 서울의 집으로 향할 용기가 나지 않아 진주로 향했다.
가눌 수 없는 허탈함과 슬픔을 절친한 친구와 나누기 위함이었다.
1m81, 76㎏의 조종화는 올림픽팀 출범 이후 줄곧 주전으로 뛰어온 붙박이 스토퍼. 공격가담력이 뛰어나 지금까지 올림픽팀의 공식, 비공식경기서 모두 4골-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제 기량이 부족한 탓이겠지만 너무나 허망합니다. 이제 하루빨리 제 자리를 잡아야죠." 조종화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힘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