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공짜주차 지능범‘활개’
기사입력 1996년 06월 27일 17시 04분
## 주차증 위조-음대생 흉내등 온갖 편법동원
캠퍼스에 공짜주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캠퍼스가 넓은 국립대의 경우 학부생의 주차가 허용되나 대다수 일반 사립대는
주차공간이 적어 학부생들에게는 주차 요금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사립대 학부생들 사이에 공짜주차를 하려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편법은 석사과정 대학원생에게 나오는 주차증을 컴퓨터로
스캔, 위조해 달고 다니는 것.
컴퓨터에 능숙한 이공계 학부생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데 육안으로는
진위여부를 식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음대생을 흉내내는 학생도 있다.
첼로 등 큼직한 악기를 싣고 다니는 음대생에 한해서는 주차가 허용된다는 점을
이용, 악기 가방을 뒷좌석에 싣고 다니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진짜 음대생들은 차를 댈 자리가 없어 음악회나 세미나 등을 핑계로
주변 다른 대학에 주차하는 등 또다른 편법을 동원하는 실정이다.
학교 근처 후미진 골목을 뒤지고 다니는 고전적인 수법도 횡행하고 있다.
성균관대 강기문군(21.철학과2)은 "학교에 주차하면 주차비가 너무 많이 나와
좀 걷더라도 학교 근처 뒷골목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골목이 비좁아 빠져 나가기가 쉽지 않은데다 자칫하면 접촉사고의
위험이 있어 능숙한 드라이버들이나 가능하다는게 강군의 얘기다.
공짜 주차를 위한 이같은 아이디어들은 그러나 대부분이 정당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학창 시절 스쿠터를 타고 다녔다는 직장인 김현수씨(30)는 "소위 지성인이라고
하는 대학생들이 지능범을 방불케하는 주차 사기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라며 일부 마이카족의 윤리의식 부재가 아쉽다고 말했다.
< 김완준 명예기자·성균관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