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이종범] 공-수-주 만점 해태2위 길라잡이
기사입력 1996년 06월 27일 15시 35분
## 최근 5경기 3할 7푼 맹타 즐거운 여행을 하려면 좋은 `가이드'가 꼭 필요하듯 경기를 이기려면타 공격의 물꼬를 트는 타자가 있어야 한다. 해태 1번 (26)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최고의 가이드.
홈런 11개로 팀내 1위, 타율 3할9리(188타수 58안타)로 에 이어 팀내 2위. 성적에서 나타나듯 잽과 KO펀치를 고루 갖춘 야구천재다.
당초 꼴찌로 지목되던 해태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26일 광주 OB전 승리로 94년 6월19일 잠실 전이후 738일만에 처음으로 단독 2위에 오른 것은 이라는 길라잡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해태가 최근 5경기에서 3승2패를 하며 차분히 승률을 올리는 동안 은 3할6푼8리(19타수 7안타)에 4득점, 3타점을 휘둘렀다. 그러나 의 값어치는 방망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수비와 베이스러닝에서의 공헌도는 타격에 못지 않다.
26일 광주 OB전은 의 천재성을 조목조목 설명한 발표회였다.
3회초 수비 때는 OB 1번 의 좌전안타성 직선타구를 날듯이 낚아채는가 하면 0-1로 뒤진 6회말에는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로 역전 분위기를 잡았다. 특히 2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는 순간 OB 유격수 전형도가 공을 빠뜨리는 것을 확인한 뒤 다시 일어나 최고급 스포츠카 같은 `순간 가속력'으로 3루까지 내달아 그때까지 2안타로 호투하던 OB 선발
을 뒤흔들었다. 해태가 2사후 최철민의 적시타와 김재덕의 홈런으로 역전승하는 데 또다시 가이드를 한 것. 해태가 결코 약팀이 아닌 까닭은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 광주=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