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보] ○최규병7단 ●유창혁 9단
기사입력 1996년 06월 26일 16시 15분
## 본선 토너먼트 제3국⊙ 제8보 ⊙(87~96) = 좌상귀 흑 `가', 백 `나', 흑 `다'. 백 90, 흑 `라'로 시작되는패의 결행은 쉽지 않다. 는 백이 패를 따낸 뒤 흑 1로 팻감을 사용했을 때 받지 않고 백 2로 패를 해소한 가상도다. 계속해서 흑은 3으로 끊어 백(흰색돌의 세모) 까지 잡아들여야 좌상일대의 백집과 규모를 겨뤄볼 수 있는데 그 뒷맛이 영 개운하지 않다. 우선,팻 4로 끊기면 A를 비롯한 이 일대의 백의 착점이 모조리 선수로 듣고 있어 여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X의 방벽으로 봉쇄당하는 꼴이 된다. 그렇다고 흑 3으로 4의 곳을 둬 순순히 백(흰색돌의 세모)를 놓아주고 대마 연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세계 최강의 공격수로서 그다지 달가운 일이 아니거니와 결과가 중앙 백 몇점을 잡는 정도라면 애초에 패를 결행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흑 87, 89는 중앙 백대마의 안형을 위협하면서 멀리 좌상귀 패의 결행 시기를 엿보는 수. 백 90이 기민했다. 이 한수로 좌상귀의 패를 방지해두고 백 92로 연결.
흑 93, 95로 아직 중앙 백대마를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듯 몰아갈 때 최 7단은 문득, 생각에 잠긴다. 7분 뒤. 철컥 끊어간 백 96. `일방적으로 공격당하고 싶지는 않다'는컥 기 같은 것이 발끈, 내비친다. 상대는 이창호-과 함께 국내바둑천하를 황금분할하고 있는 3관왕이지만 `지금 여기서 내가 패배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저러나 좌하귀는 언제쯤 착수가 결정될까. 두 기사의 시선은 여전히 중앙에 머물러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