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기사입력 1996년 06월 26일 15시 38분
## 연장전과 함께 온 '의 행운'○…`일날 뻔 했네.' 지난 25일 잠실 OB전.
1-1로 맞선 9회말 2사 2루에서 조 현이 큰 스윙 세번 끝에 삼진으로 물러나자 덕아웃은 썰렁했다. 피를 말리는 연장전 승부가 눈앞에 그려진 탓이었다.
그러나 덕아웃 한켠에선 1루수 이 "휴우"하는 `안도의 한숨'을 쉬다 하마터면 들킬뻔 했다. 94년 입단한 그는 이날까지 전경기 출전중이었다.
감독도 이날은 답답한 타순 탓에 깜박했던지 9회수비가 끝나도록 을 기용하지 않았다. 조 현이 끝내기안타라도 날렸다면 연속경기 출전은 바로 그 순간에 중단되는 셈이었다. 조 현 덕(?)에 은 10회초부터 수비에 기용됐고, 무사히 314경기 연속출전을 기록하게 됐다. 그러나 의 행운은 이번만이 아니다.
작년에도 부상으로 호텔방안에 드러누웠는데 경기하러 나간 선수들이 경기가 비로 취소돼 2시간이 채 못돼 돌아왔다. 프로 첫해 사이클링히트도 앞타자들이 타자일순해 주는 바람에 한번더 타격기회가 주어져 기록했다. 94년 2차지명때는 42명가운데 41번째로 뽑힐 정도로 하늘이 돌봤고, 그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일본전지훈련도 `밑져야 본전이지'하고 코치들이 우연히 명단에 넣었다. 무명에서 출발, 2년간 `신데렐라'처럼 산 은 구리숙소생활을 청산하고 최근 분당집으로 들어갔다. 타격 슬럼프가 워낙 깊어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한 몸부림중의 하나다.
아직도 `행운의 여신'은 함께하지만 실력없는 행운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그는 자신의 과거를 통해 너무 잘 알고 있다. < 이유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