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월드컵‘한-일 공조’살려야
기사입력 1996년 06월 26일 14시 58분
`2002년 월드컵 축구 준비기획단'(가칭)이 25일 발족됐다.
지난 5월31일 한-일 공동개최로 결정난 이래 실무작업의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때마침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일본총리가 한국을 방문했다. 비록 한-일 정상회담은 `월드컵 공조(共助)'를 확인하는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지만 그 의미는 크다. 한국의 준비기획단과 성격을 같이하는 일본의 준비위원회도 조만간 출범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조직의 활동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공동개최안(案)을 짜는 일은 () 핵심간부들이 주축이 된 `워킹그룹'의 몫이기 때문이다. 워킹그룹은 오는 1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집행위원회에 공동개최안을 상정, 개-폐회식을 비롯한 주요 현안들을 매듭짓는다. 얼마전 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워킹그룹'에서 한-일 양국의 실무진을 배제키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초 는 내달 2일 처음으로 열리는 워킹그룹회의에서 한-일 양국과의 3자회담을 통해 공동개최에 따른 제반문제들을 논의키로 했었다. 물론 첫번째 회의에 한해 당사국을 제외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지만 사전에 한-일 양국의 입김을 차단하려는 냄새가 짙게 풍긴다. 일부에서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TV중계료를 비롯한 각종 `이권사업'들을 독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정지작업의 하나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한국과 일본은 남은 6년동안 숱한 과제를 안고 있다.
더욱이 미묘한 국민감정으로 인해 단순히 2국 개최라는 산술적인 의미 이상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한-일 공동개최로 오히려 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양국간의 갈등은 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는 연말 공동개최안이 확정될때까지 한-일 공조체제는 더욱 절실해진다.
자칫 2002년 월드컵이 `재주는 곰이 부리고 실익은 '가 챙기는 기형적인 대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양정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