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전천후 스트라이커 활약
기사입력 1996년 06월 25일 16시 36분
## 유럽전훈 3골… 팀내 최다 올림픽축구팀에 `깜짝 골게터'가 탄생했다. 지난달 올림픽팀에 합류한 김기남(金期南.23.MF)은 2주동안의다 유럽 전지훈련중 치른 5차례의 평가전(3승1무1패)서 3골을 기록, (포항) () 등 기라성 같은 골잡이들을 제치고 팀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김기남은 지난 1개월여동안 심한 자괴감에 시달려야 했다. 올림픽 `재수생'이라는 꼬리표 때문이었다. 김기남은 지난해 중순 처음으로 올림픽 대표로 발탁됐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채 이내 태극마크를 반납해야 했다. 그리고 1년여뒤, 그의 변신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비쇼베츠 감독의 굳어버린 마음을 허물기에 충분했다. 활화산 같은 투지와 무쇠 체력, 그리고 매섭기 그지없는 골감각은 예의 모습이 아니었다.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돼 측면 공격을 주도했지만 때로는 과 의 아성인 최전방 공격수로도 활약, 전천후 스트라이커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떨쳐 보였다. "한차례의 고배가 오히려 보약이 된 것 같습니다."
"`자기반성'이 재도약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하는 김기남은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목소리를 낮춘다. 하지만 내심 그는 칼을 갈고 있다. 더이상의 좌절을 용납할 수 없다는 오기에서다. 사실 김기남은 이번에도 가까스로 올림픽호(號)에 승선했다.
"기회를 한번만 더 주자"는 조병득 코치의 간청을 비쇼베츠 감독이 장고(?)끝에 받아들인 것. 평소 그의 잠재력을 믿고 있던 조병득 코치의 혜안이 아니었으면 그는 영영 흙속에 묻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선지 조코치 앞에만 서면 그의 눈은 유난히 반짝거린다.
올해 를 졸업하고 연고지명으로 현대 유티폼을 입은 프로 초년병 김기남. 아픔을 딛고 ‘숨은보배’로 다시 태어난 그의 발끝이 믿음직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