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회 계약 명문화 하겠다'
기사입력 1996년 06월 25일 14시 20분
**화랑협 권상릉회장 구두 거래 관행 정비나서 미술시장 개방을 몇개월 앞두고 `미술 전시회 계약서 명문화'를 실행하기 위한 미술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화랑들의 대표 단체인 (회장 권상릉)가, 그동안 관행으로 이뤄져온 구두(口頭) 계약을 명문화해 불미스런 일을 사전에 방지하고 시장 정비를 하겠다고 나선 것.
지금까지 국내 화랑 주최의 각종 미술전시회는 화랑과 작가간의 인간관계를 전제로 구두나 묵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 관행이었다. 그러나 양측의 기대가 상충될 때는 화랑과 작가간의 불신 풍조가 형성되기도 하고, 극단적으로는 고소로 치닫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는 17일 임시총회에서 협회원간의 합의하에 준비해온 `전시회 계약서' 기초 양식을 발표, 참석 회원 33명의 찬성을 얻은 데 이어 7월 초순 차기 임시총회에서 총회 인준을 받기 위해 세부 항목 수정 및 보완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81년 작품보증서 양식을 만들었던 권상릉 회장은 "`전시회 계약서'의 일반 표준 양식 제작과 시행은 회원합의 사항이다"며 "화랑대표들이 전시계약 명문화에 기본적으로 찬성, 화랑미술축제 기간중 열릴 다음 임시총회에서 화랑협회 양식의 `전시회 계약서'가 순조롭게 통과될 것이다"고 낙관했다.
김창실 선화랑 대표는 "전시회 계약 명문화로 화랑과 작가간의 계산을 깨끗이 하고 화랑의 공신력을 높일 수 있는데다 유통질서도 바로잡을 수 있다"며 절대 찬성을 표시. 또 계약서 명문화에 참여한 신성균 로이드신 갤러리 대표는 "계약서 명문화 실행이 어려운 점도 있지만, 개방을 앞두고 전근대적인 거래 관행을 깨뜨리고 계약하에서 일처리해야 할때"라고 말했다.
한편 화가겸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전준엽씨는 "작가의 입장에서도 찬성할 일이다"고 환호하고 "전시계약이 명문화되면 신진 작가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적어질 것"이라 진단했다.
미술관계자들은 "시장 개방에 앞서 국내 작가나 화랑들도 계약서 쓰기에 익숙해져야 외국 화랑이나 작가들과의 계약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화랑과 작가 양측으로부터 성안도 되기 전에 높은 찬성표를 얻고 있는 `전시회 계약서'의 기본 사양은 다음과 같다. (초대)개인전, (초대)그룹전, 기획전, 기념전 등 전시 형태 분류 각종 전시회 소요 기본 경비항목 밝히기 장르별 판매 작품에 대한 화랑과 작가간의 금액 배분율 등 명시. 그리고 작품보관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시하고 전시 종료후 일정 기간 동안 판매권을 화랑에 주어, 작가가 전시회 직후 30~40낮춘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것을 막고 화랑이 작품판매후 일정 기간내에 판매대금을 작가에게 지불하지 않을 경우 가산금을 물려 올바른 상행위를 유도한다. 또 전시회 종료후 화랑은 작가에게 싸게 구입하거나 전시 경비조로 받은 작품을 일정 기간 내에는 판매할수 없도록 하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