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최규병 7단 ●유창혁 9단

기사입력 1996년 06월 24일 16시 48분


## 본선 토너먼트 제3국 제 6 보 (54~71)=수순의 소나기. 흑의 중앙공격이 좌상귀로 옮겨지고 다시 백의 치열한 반격으로 이어지면서 좌상일대에 후두두둑, 소나기가 쏟아진다. 좌상귀의 백은 얼핏, 겨우 웅크리고 살아야 할만큼 약한 돌로 보이지만 의외로 탄력이 좋다. 흑 55는 당연. 귀에서 백을 살려주더라도 이런 곳을 돌파당해서는 곤란하다. 여기는 중앙과 좌상귀 백 일단을 향해 공격의 포문을 연 검은 전차부대의 보급로에 해당하는 곳이니까. 백 56에 붙인 다음 58로 가만히 잇는 것이 좋은 수순. 흑은 이 백을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 이리 저리 틈을 노려 찔러보았지만 백 60까지 삶의 형태를 갖춘다. 공격목표가 가늠자 밖으로 사라지면서 흑의 걸음이 어지러워진다. 어렵다. 백에게 좌상귀를 고스란히 내준 것도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정작 흑의 고심은 백을 살려주고도 외곽을 깨끗하게 봉쇄할 수 없다는 데 있는 것이다. 흑 61, 67은 중앙공격과 좌상귀 봉쇄작전지속시키기 위한 절차. 일례로 흑 1로 건너붙이는 수단이 있는데 수순중 백 4가 흑의 생사여 탈권을 쥔 선수로 작용한다. A, B가 맞보기로 흑의 실패. 백 68이 기민했다. 역으로 먼저 찔러 흑 69를 강요하고 침착하게 백 70으로 고개를 쳐드니 흑은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격. 아니, 그 정도가 아니다. 30집을 호가하는 이 당당한 백집은 애당초 흑의 세력권. 말 그대로 `뽕나무밭이 푸른바다로 뒤바뀐'꼴이 아닌가. < 해설.김재구 8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