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LG] 자심 '롱킥의 달인'
기사입력 1996년 06월 23일 21시 01분
**현대전서 또다시 중거리포 작렬 전문 키커 부상 "내 발만 믿어라." 천성적으로 착한 심성 때문에 주위로부터 칭찬이 자자한 안양 의 용병 압바스 자심(23MF). 하지만 요즘 그라운드에 나설 때마다 동료들과 한바탕 신경전을 벌인다.
프리킥이나 페널킥 등 킥찬스만 나면 자신이 차겠다고 옹고집을 부리는 것.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화를 내기도 한다. 때문에 동료들은 깜짝깜짝 놀라기 일쑤다. 지난 22일 열린 울산 현대와의 경기때도 그랬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46분, 는 상대 수비수 장형석의 핸들링 반칙으로 골문으로부터 25 정도 떨어진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이때 `중거리포'에 일가견이 있는 김대성과 등이 키커로 나설 의향을 비 쳤으나 자심이 "내가 차겠다"고 강력하게 주장, 프리킥은 자심의 몫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 순간 그의 진가가 발휘됐다.
자심이 때린 회심의 오른발킥은 일자대형으로 늘어선 상대 수비수들의 머리위로 솟아오른뒤 포물선을 그리며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보기좋게 꽂힌 것. 1대1. 자심의 이 한방으로 는 2연패의 수렁에서 탈출한 반면 현대의 5연승 행진에는 제동이 걸려 극명하게 희비가 교차됐다. 또 올시즌 정규리그의 기념비적인 1백호골을 장식, 한국땅을 밟은지 7개월여만에 최대의 겹경사를 맞았다. 자심은 지난 12일 전북전(3대1승)에서도 후반 42분 미드필드 35m 지점에서 그림같은 로빙슛으로 골을 낚아내는 등 점차 `롱킥의 달인(達人)'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영증 감독은 "자심이 이제는 한국프로축구에 완전히 적응, 게임메이커로서 팀의 경기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특히 그의 중거리포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전문키커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